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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치, 청산해야 할 교육적폐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7.07.25 15:28

[여성소비자신문]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걱정이 시작된다. 정치논리에 따라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폐지될 운명에 처한 학부모들이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 며 거리로 나섰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높은 자리를 지키려 하거나 새로이 한자리를 노리는 권력에 눈먼 지도층들이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높은 자리나 권력과는 거리가 먼 학부모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새로이 임명된 교육부장관은 그의 취임사에서 “촛불혁명의 광장과 거리에서 많은 이들이 교육의 적폐를 비판했다. 이제는 교육과 학교가 답할 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적폐 청산으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와 외국어고등학교(외고)를 폐지하되 방법과 절차는 국가교육위원회의에서 논의하여 결정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로 “대부분 자사고, 외고가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경쟁교육을 강화하는 문제”라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서울시 교육감은 ‘자사고와 외고가 폐지되면 서울에 ‘강남8학군’ 쏠림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강남·북을 횡단하는 학군 같은 것을 만들어서라도 보완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들이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나 원칙 그리고 도래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자녀들의 행복과 국가의 생존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얼마나 부합한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국민 다수가 자사고 외고 폐지를 원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약 53%가 자사고 외고 폐지를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는 이들 자립형 사립고의 존폐의 결정에 앞서 좀 더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교육이 국가 백년지대계 일진데 포퓰리즘(populism) 즉, 대중연합주의를 신봉할 수밖에 없는 교육정치가들에 의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제도나 정책들이 뒤바뀌어 교육의 풍선효과를 초래해도 괜찮은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는 대학 서열화와 획일적인 대학 입시제도 즉 대학제도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가 그 당시 시대적 요청과 필요에 따라 2001년부터 시작한 자사고와 외고 등 자율형사립학교로 말미암아 학교의 서열화, 학생들의 과열경쟁, 사교육비 증가, 학생들의 행복지수 저하가 초래되었는가?

인간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행복과 동시에 소속된 공동체 즉 사회나 국가 발전을 이루는데 있다. 그리고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요청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른 만큼 교육의 목적 또한 변화하게 되고 목적하는 바에 따라 제도와 정책 또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교체에 관계없이 장기적이고 점진적이어야 한다. 교육제도 면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핀란드식교육(Finnish method)은 어느 한 정권에 의해서 몇 년 만에 이루진 것이 아니다. 1921년에 이미 의무 교육제도를 도입했으며 그 후에도 정권의 교체에 관계없이 독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에 의해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교육제도나 정책 개선이 꾸준히 오랜 기간 이루어진 결과이다.

여기에는 60%에 달하는 높은 국민 조세 부담률과 국내 총생산의 6.5%를 공공교육 부문지출에 힘입어 대학과정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교육투자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높은 교육투자 덕분에 평준화된 핀란드 대학들이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정권들은 대학설립을 미끼로 권력을 잡은 교육정치를 했기에 오늘날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대학 정원이 더 적은 웃지 못할 현상이 나타나고 대학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대학입학시험과 학교운영에 정부가 지나치게 관여하고 있다. 우리 대학들의 낮은 국제 경쟁력 때문에 생긴 대학 간의 서열화는 자연히 중·고등학생들의 과다경쟁을 유발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정권의 몰락에 단초를 제공한 이화여대 사태처럼 열악한 학교 재정을 미끼로 권력에 아부하는 부패한 폴리페서들이 교육을 정치도구화시킨 것이다.

두 번째로 교육제도나 정책의 변화는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변화는 제도에 앞서 내용의 혁신이 우선되어야하고 이는 교육계의 자율성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대가 요청하는 창의교육, 미래교육에 이르는 필수조건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포츈 500대 대기업 가운데 70%가 사라지며 2030년에 로봇이 인간 일자리의 70%를 대체한다”고 말한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의 와드와(Vivek Wadhwa) 교수의 불길한 예언이 들리지 않는가?

이러한 초불확실성 시대에는 정부 관리자가 규정하고 지시하는 획일적인 가치나 교육제도에서 행하는 붕어빵식 교육으로는 창의적 융합형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 가운데 약 16%만이 전공에 맞는 취업을 한다고 한다. 정부 규정과 관리들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는 일반고로 전환하면 이러한 개인과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종식 시킬 수 있을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는 물론 자유학기제 등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개선하되 가능한 한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두고 정부는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 정책이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도록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는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 정부는 과거 정권들이 취해온 교육 포퓰리즘의 교육정치를 그만두고 교육의 중립과 자율성을 존중하며 교육투자를 늘림으로서 사회적 혼란을 막고 미래 지향적 교육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정치야 말로 청산되어야 할 우리의 교육 적폐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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