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중소기업들의 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을 강력 제재하고 나섰다. 하도급 분야의 갑을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SH글로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7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SH글로벌은 중소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한국GM의 1차 협력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SH글로벌은 76개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 제조를 위탁하고, 2015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하도급 대금 37억75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110개 수급 사업자에게 지연이자 4억3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SH글로벌은 위원회 심의일 전에 110개 수급 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 전액을 지급하는 등 자진시정을 완료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법 위반 금액이 많고 과거 유사한 행위를 반복한 점, 수급 사업자의 수가 많은 점을 고려하여 시정명령과 3억79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중소 사업자가 더 작은 영세 수급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엄중 제재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중소 사업자라 하더라도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할 경우 엄중 제재 대상이 됨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9일 최저가 입찰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화신에 시정명령, 과징금 3억9200만원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화신은 섀시(chassis), 차체(body) 등의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중견기업연합회 등 중소사업자단체와의 간담회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제재를 받은 사업자의 79%가 중소사업자”라면서 “불공정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무조건적인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을의 갑질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제재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