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황이 무색하게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등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패딩점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9900원 짜리 히트텍을 사기 위해 유니클로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던 지난 주말과는 굉장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에서는 캐나나구스, 몽클레르 등 고가의 패딩점퍼가 물량이 부족해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캐나나 고가 브랜드인 ‘캐나나구스’는 지난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개점 한달도 안돼 이 두 매장에서만 매출액 4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캐나다구스는 라인별로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100만~125만원을 호가한다. 한정 제품은 더 비싸다. 인기 라인인 ‘익스페디션’은 125만원대로 이미 완판돼 구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수만 이 백화점에만 60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의 고가 브랜드인 몽클레르 인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강남패딩’으로 알려진 몽클레르는 올해초 이명박 대통령의 손녀가 입고 등장하면서 화제를 끌기도 했다. 가격은 남성용이 100만원대 중반부터 200만원대 초반, 여성용이 100만원대 후반부터 200만원대 중반이지만 신세계백화점에서 지난달부터 매출이 급증, 컨템포러리 조닝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문을 연 롯데 에비뉴엘 매장에서 매출은 벌써 2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올겨을 혹한이 예상돼 기본적인 패딩 수요가 급증한데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제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층에서 패션성을 강조한 고가 패딩이 유행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중고딩땐 노스페이스 사달래, 대학 가니깐 등록금도 비싼데 또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사달래. 아버지는 번듯한 직장 있어도 몇 년에 한번 상설매장에서 옷 한 벌 쩔쩔매며 사입고 다니는데 백수 대학생 주제에 무슨 100만원짜리 패딩이 왠말이냐”, “추우면 얼마나 춥다고 저런걸 사냐. 북극 가려면 1000만원짜리 패딩은 입어야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