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19.12.12 목 12:25
HOME 여성 기획특집
북한 가정 내 남편 '형식적 권위자' 인식 늘어...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 몫
조미나 기자 | 승인 2017.07.17 17:55
<사진=여성소비자신문>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인 김민문정씨가 '함께 가자! 남북한 여성과 아동이 행복한 나라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북한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북한 가정에서 남편의 위상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존여비' 사상과 정형화된 성역할은 그대로 남아있어 여성의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최근 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2016년 북한이 제출한 여성과 아동에 관한 국가이행보고서를 기반으로 ‘북한의 여성·아동 인권 실태 보고서’를 제작,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은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및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해, 각각 4년과 5년마다 국가이행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최근 북한은 이행 주기를 훨씬 넘긴 10여년 만에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여성정치연구소는 북한의 주장과 현실의 부합성을 살피기 위해 2016년 국내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 40여명을 대상으로 집중 면접을 실시했다.

전통적인 북한 가정에서 남편은 ‘세대주’라고 불리며 자녀문제를 비롯한 가정의 모든 일에 있어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지위 및 가치관에서도 일정 부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통일연구원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59.09%는 남편의 위상과 관련해 ‘실질적인 권위자’라고 답했다. 반면 29.55%는 ‘형식적인 권위자’라고 답했으며, ‘여성들의 경제활동 이후 지위 및 가치관에 있어 변화가 있다’라는 응답은 48.57%를 차지했다.

2014년 탈북한 한 40대 여성은 가정 내 남편은 형식적인 권위자라며 남편을 ‘멍멍이’, ‘풍경화’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위상이 올라갔으며, 도시지역에서 특히 더 그런 경향이 있다”고 증언했다.

일정부분 여성들의 의식변화가 나타났지만, 남녀 성역할에 있어서의 구조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늘었지만, 가사노동의 재분배는 이뤄지지 않아 가사노동과 사회노동을 이중으로 부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통일연구원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91.93%가 ‘가사 노동의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78.08%는 ‘여성이 가족을 부양할 경우에도 가사노동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답했다.

2016년 입국자 통계만 봤을 때에는 응답자의 84.64%가 ‘가사노동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79.59%는 ‘여성이 가족을 부양할 경우에도 가사노동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응답했다. 2016년 탈북한 한 북한이탈주민은 “여성의 이중부담이 점점 커지지만 큰 불만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경제활동과 가사노동 외에도 여맹 조직등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생활총화, 학습, 노력동원 등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여성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미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