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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그동안 면세점 업계에서 ‘설’로만 떠돌던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지난 2015년 7월, 11월 두 차례 있었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 점수가 잘못 부여돼 한화와 두산이 사업권을 따낸 반면, 롯데는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감사원은 “2015년 7월(신규)·11월(후속) 면세점 특허심사 및 2016년 신규특허 추가발급의 적정성 등을 점검한 결과 총 13건의 위법·부당한 사항을 적발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회의 요구에 따라 올해 2월 13일부터 3월 24일까지 관세청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관세청은 지난 1월 서울 지역에 대기업 2곳, 중소·중견기업 1곳 등 총 3개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키로 하고 같은 해 7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HDC신라면세점, 하나투어(SM면세점)를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 및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3곳의 후속사업자로 각각 신세계DF, 롯데소공점, 두산 등을 선정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특허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며, 이때 관세청은 신청업체들의 사업계획서와 세관장 검토의견서 등을 기초로 평가한 계량항목 점수를 특허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한다. 문제는 특허심사위원들은 별도의 검증절차 없이 이를 그대로 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관세청은 1차 면세점 대전이 있었던 2015년 7월, 매장면적, 법규준수도, 중소기업제품 매장 설치 비율 등 3개 계량항목의 평가점수를 잘못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롯데면세점)는 실제 점수보다 190점(1만 점 만점 기준) 적게, 한화갤러리아는 원래 점수보다 240점 높게 받았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와 한화갤러리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화갤러리아가 롯데를 제치고 신규 사업권을 따낸 것이다.

같은 해 11월 열린 2차 면세점 대전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이 특허 심사 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매장규모의 적정성 등 2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잘못 산정해 특허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해.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정당 평가 시 롯데월드타워점(9420점)이 38.5점 차이로 두산(9381.5점)을 제치고 신규 면세점으로 선정됐어야 했지만, 롯데가 191점이 깎이며 롯데(9229점)에 비해 점수가 덜 깎인 두산(9333.5점)에 밀려 사업권을 얻지 못한 것이다.  

관세청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4월 기초 자료를 왜곡해 필요 이상으로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수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2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DF 등 대기업 3곳과 탑시티(중소·중견기업)가 사업권을 따냈다.

또한,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면세점 선정 특혜 의혹과 관련해 비와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자 천홍욱 전 관세청장의 지시에 따라 보관 중이던 서류들을 신청업체에 반환하거나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감사원은 천 청장을'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또 지난해 있었던 부당선정 관련자 8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와는 별도로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의 혐의로 수사요청 조치도 취했다.

특혜 의혹에 휩쓸린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은 관세청의 결정으로 자신들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로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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