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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덫 빠져나오는 골든타임 놓치면 안돼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7.07 12:53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저출산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가장 큰 구조적 위험이며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저출산의 덫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국민의 행복한 삶 또한 보장되기 어렵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출생아가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가 1970년 출생통계가 작성된 이래 사상 최저치인 40만6000명까지 추락했으며 올해는 30만명대로 내려앉을 것이 유력하다.

이런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경제위기는 차치하고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불과 1.2명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저출산 대책 패러다임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6일 오전 10시 30분 대한민국헌정회 여성위원회 주최로 헌정회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정부도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결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102조원의 저출산 대책 예산을 사용했지만 개선 조짐이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새로운 방법을 통한 저출산 해결방안을 지시해야 할 때이다.  

올해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오히려 작년보다 0.069명이 감소하는 등 개선의 조짐이나 효과는 미비하다.

인구절벽이 당장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 저출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이는 곧 큰 재앙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 결과를 보더라도 미혼여성의 30% 이상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결혼과 출산은 곧 경력단절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용태 헌정회장은 “눈앞에 다가온 생산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해 이제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대해 출산율 제고나 보육지원 등 현상적, 미시적 접근 차원을 넘어 인구구조의 문제, 근로조건, 산업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 헌정회 여성위원장은 “저출산 문제는 이제 우리의 문제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다. 우리나라 역시 2001년 최저 출산국에 진입해 과거의 정부도, 지금의 정부도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10년간 우리 정부도 출산율 제고를 위해 수십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저출산 문제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임산부를 보호하고 아기 엄마와 어린이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운동도 함께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희 전 의원은 “저출산 대책정책은 지금 시작해도 20년 후에야 효과가 나타난다. 20년 후 우리는 인구절벽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우리나라도 100년 후부터 인구의 감소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금의 20~30대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비롯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저출산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저출산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과 양질의 저렴한 주거지원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비율 40%까지 확대, 일 가정 양립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7월부터 저출산 고령화대책특별위원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국가 비상사태와 같은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인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낳는 것이 행복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여성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남성들이 눈치보지 않고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저출산 고령화사회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출산율 관리의 효과는 한 세대 후에 나타나고 그 파장은 계속 이어진다. 한시라도 급히 출산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백화점식 대책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출산 자체에 대한 국민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종합적이고 섬세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는 “2020년은 심각한 인구 절벽이 시작될 것이다”며 “지금은 우리나라가 인구 위기에 대응할 마지막 기회이다.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2031년에는 총인구가 감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경제안정과 부양 부담 감소를 위해 생산인구를 늘릴 수 있도록 사회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제3차 저출산 대책의 일환인 난임 시술 지원은 저소득층 중심이고 어렵게 태어난 미숙아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며 획기적인 출산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이 불안정하고 소득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높은 수준의 육아 교육비 부담을 가져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자녀, 특히 둘째 자녀의 출산을 가로막고 있다”며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도록 아동 수당 도입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또 현재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전체의 6%에 불과한 국공립어린이집을 30% 수준으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실한 공교육 때문에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 되므로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공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손문 저출산대책의료포럼 공동대표는 “저출산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저출산 사회를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아가기 위해 여러 분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려움이 많아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출생아의 건강을 잘 보살펴 미래세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 임신 및 출산, 조산아 출생의 증가 등에 따라 고위험 임신과 고위험 신생아의 출산의 증가로 인해 의료에 대한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만혼과 고령 임신 등이 증가하면서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고 다태아, 조산아 및 저체중아의 증가로 고위험 신생아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출산과 출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적절히 진료할 의료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임신부와 산모를 돌볼 의료기관의 수는 현저히 감소해 2007년 대비 2015년에는 407개 기관, 즉 39.6% 기관이 감소해 분만 취약지가 증가했다. 분만을 받는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도 49개소가 감소해 고위험 산모나 신생아를 진료할 기관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산모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모성사망의 증가가 우려된다. 특히 40세 이상 고령 산모의 사망비율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는 데도 이들을 관리해 줄 인프라의 구축은 미약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만을 받을 충분한 수의 의료기관이 갖추어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모성사망비의 감소나 임신 합병증의 적절한 관리는 산부인과 전문 인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재의 문제점은 분만기관이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 분만을 담당할 전문 의료인력인 산부인과 전문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또 다른 전문 과목에 비해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의 배출이 줄어들고 있어 이는 모성 사망비의 증가를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고위험 산모나 고위험 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의 진료수준을 평가해 지역별, 광역권별로 진료 수준에 따른 고위험 산모, 신생아 이송 체계를 구축하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의 관리를 총괄할 고위험 산모, 신생아 중앙 관리 센터를 신설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효식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은 “저출산은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노동시장의 임금격차, 성차별 등의 근본적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성평등 관점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비정규직 및 성별 임금 격차 문제 해소 등 여성의 노동시장 권리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출산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가족,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성평등에 기초한 가족정책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윤 가족정책관은 “성평등 관점에 기초해 저출산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점검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며 출산이 개인의 행복을 위한 스스로의 자벌적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결혼,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 정책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결혼 출산을 해야 정상 가족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1인가구, 한부모 가족 등 다원화된 가족 형태로 재편되고 있어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는 포용적 가족가치관을 출산 정책에 투영할 필요가 있다.

여성가족부는 시설보육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촘촘한 돌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과 이용시간 확대, 한부모 가족 자녀 양육비 인상과 지원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공동육아나눔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이웃간 자녀 돌봄공간 및 놀이, 문화, 체험 프로그램 제공, 장난감 도서대여, 가족품앗이 활동지원 등 지역 맞춤형 돌봄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남성의 돌봄 참여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인식개선 운동을 전개하고 가족서비스 전달 체계를 통한 남성 돌봄 참여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조애진 육아방송 이사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나라’가 필요하다”며 “현재 출생아 수는 1971년의 102만명을 정점으로 2016년에는 4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저출산이 심각한데 한편에서는 등록된 낙태만 연 17여만건에 이른다. 실제 낙태건을 추정하면 현 출생아 수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20년간 학령인구가 25% 줄었고 전국 초등학교의 3분의 1이 전교생 100명 미만이다. 해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800여개의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며 “아이들이 많았던 때에 비해 분유 소비량은 30% 떨어지고 교복업체의 납품물량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결혼하기 어렵고, 임신하기 어렵고, 출산하기 어려우며, 육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단계별 지원과 차별없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비혼 가정도 차별 없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한국사회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 대다수 여성들이 낙태와 입양을 고민한다. 저출산 시대에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부으며 출산장려책을 펼치고 있으나 정작 아이를 직접 낳아 키우려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서고 100만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교육을 우리 정서에 맞게 해야 한다. 한편 그 가정의 외국으로부터 온 부모의 언어도 자산이다. 익혀서 나중에 직업에 활용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은 이제 국가의 존립이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올해도 엄청난 세금이 저출산 극복을 위해 투입된다. 2006년부터 시작된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거쳐 제3차 기본계획이 시작된 작년까지 무려 100조원이 투입되었지만 출산율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예산의 80%가 보육예산에 쏠려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주거, 일자리, 교육 등 선결과제가 해소되기 전에는 풀기 어렵다"며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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