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지난해 9월 매각 공고 이후 10개월 동안 이어진 금호타이어 인수 합병에 대해  채권단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7일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 조건 문제를 결론짓기 위해 7일 주주협의회를 소집했다.

이번 주주협의회는 7일 오수 2시 서울 모처에서 채권은행 부행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로 금호타이어 매각 현단을 최종 조율한다.
  
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7일 주주협의회에서 상표권 사용요율 관련 수정안을 최종 결정하고 다음주 중 이 내용을 금호산업에 통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이날 상표권 사용 요육 연매출의 0.35%, 사용기간 12년6개월(1안), 사용요율 0.5%, 사용기간 12년6개월(2안) 등 복수안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두 안건은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더블스타의 요구안(사용 요율 0.2%, 의무 기간 5년, 해지가능)안과 박 회장 측이 지세한 사용 요율 0.5%, 의무 기간 20년, 해지불가안을 절충한 것이다.

즉 상표권 사용요율은 매출액의 0.35%와 0.5%로 수정하는 두가지 안이 주주협의회에 상정된 바 있다.

0.35%는 더블스타(0.2%)와 금호산업(0.5%) 측이 내놓은 안의 중간 지점이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이 수정안을 거부할 수 있도록 0.5%로 올리자는 의견도 있다.

한편 채권단은 상표권 의무사용기간도 더블스타 측이 제시한 5년과 금호산업이 내놓은 15년의 중간인 12년 6개월로 수정해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번 협상은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간 갈등의 진앙지인 상표권 사용 조건을 확정짓는 마지막 협상이 될 수 있다.

상표권이 매각되고 금호타이어가 매각 될지의 여부가 늦어도 이달 하순에는 결정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의 고심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이날 주주협의회에서는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등급도 결정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D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늘 금호타이어의 2016년 경영평가 등급인 D를 공개하고 박삼구 금호아니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박탈 및 해임을 논의한다.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으면 채권단은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해임권고할 수 있다.

다만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만큼 이번 주주협의회에서 바로 경영진 퇴진 문제가 결정되지는 않을 예정이다. 채권단은 다음주 중 금호산업에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수정안을 통보하고 금호산업에서 이 안도 거부할 경우 경영진의 거취 문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실적 악화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선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에게 더블스타가 요구한 원안을 수용하라던 입장을 절충해서라도 수정안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재계 관계자는 “상표권 문제를 최대한 빨리 매듭지으려는 채권은행들의 정서를 고려하면 복수 안 중 박 회장의 지시에 더 가까운 2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채권은행들은 두 가지 안에 동의 혹은 부동의의 의사를 다음 주안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통보한 다음 서면결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게 된다.

최종안이 결정되면 산업은행은 상표권 보유기업인 금호산업에 수정안을 통보하고 최대한 빨리 수용 여부를 혁신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따라서 박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가 결정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표권은 표면적인 갈등 요인에 불과하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을 바라고 있어 수용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을 향해 “불공정한 매각을 단행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6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일자리 지키기에 나서야 할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 과정을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 또한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며 “산업은행이 불공정한 절차에 의한 부당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회사인 해외업체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을 가진 국내 경영진에게는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는 불리하게, 그리고 해외업체에게는 유리하게 하는, 돈에만 눈이 어두워 국책은행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형태를 참으로 걱정하기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외국 업체에 금호타이어가 매각되면 광주, 전남 지역은 경제 피해는 물론이고 대량 실업 사태도 불가피할 것으로 염려된다.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 3000여명의 임직원을 구조조정하고 ‘기술먹튀’를 했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과정에 국내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 업체가 참여할 경우에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광주 전남 지역의 큰 걱정을 덜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은 정치권과 노조,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막바지에 다달았지만 각 주체들의 의견은 전혀 모아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금호타이어 매각 조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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