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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관 30%’ 밑그림 그린 정부... 실현 가능할까강경화부터 김현미, 정현백, 김은경까지... 야당 압박 거세
조미나 기자 | 승인 2017.06.20 15:59
<사진제공=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문재인 정부가 18일 강경화 장관 후보를 신임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강 후보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8일만의 일이다. 야당이 도덕적 흠결 등을 이유로 반대에 나섰지만, 정부가 임명을 강행하면서 강 장관은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장관이 됐다.

강 장관이 임명되면서, 정부가 지명한 다른 여성 후보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김은경 환경부장관후보자,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등 3명의 후보가 부처 장관으로 물망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17개 부처 중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를 제외한 15개 부처에 대한 인선을 발표한 상태로, 이중 4곳이 여성 후보자로 지명됐으며 외교부만 임명이 확정됐다. 인선이 발표되지 않은 두 곳 중 한 곳에 여성 장관이 추가로 임명될 시, 공약이 이행되는 셈이다.

하지만 강 장관의 임명 난항과 더불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또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후보 지명이 임명으로 이어지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거센 반발 속 임명... 지명 28일만

정부는 지난 18일 오후 2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정부가 야당의 반대에도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을 생략,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내각구성이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회가 청문보고서 1차 송부시한을 넘겨 정부가 재송부를 요청했으나 야3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송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 신임 장관에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닥쳐왔고, 또 G20정상회의도 있다"며 "외교부 장관 자리를 도저히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임명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강 장관은 임명 초기 화려한 국제무대 경험으로 조명을 받았던 것과 달리,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며 인준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강 장관은 야3당의 반발과 주요 외교 난제를 등에 업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강 장관은 1955년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KBS 영어방송 프로듀서 겸 아나운서를 지냈다. 이후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1999년 외교통상부 보좌관으로 특채됐다. 이후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 2011년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를 거쳐 지난해 말에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내는 등 유엔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다.

강 장관은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야당으로부터 ‘북핵 문제와 양자외교 및 4강 외교 경험이 없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이에 강 장관은 유엔에서의 경험을 적극 이용해, 외교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5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지지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강 장관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직접 통화를 통해 발언의 취지를 물은 바 있다. 이에 구테흐스는 ‘특정 합의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놓았고, 강 장관은 민감한 외교 현안을 바로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18일 장관으로 임명된 직후에는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현 사무총장 및 반기문 전 총장(8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7대)와 전화통화 시간을 가졌다. 강 장관은 구테레쉬 사무총장에게 “우리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 북한 인권 및 인도적 상환 개선 등을 위해 유엔 측과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는 “외교부 장관이 임명 첫 날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들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강 장관이 유엔 근무 시 사무총장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여성 장관 30%, 이행 가능성은?

일련의 과정을 두고 ‘여성 장관 30%’ 공약 이행 가능성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강 장관의 임명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이후 후보자 인준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다.

‘여성 장관 30%’이라는 공약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최소 5개 부처에 여성 장관이 임명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지명된 여성 후보자들이 모두 인준돼야 한다. 아울러 인선 발표가 나지 않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중 적어도 한 곳에서 추가적으로 여성 장관이 배출돼야 공약 이행이 가능하다.

두 부처 중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는 곳은 여성장관 배출 전력이 있는 보건복지부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유은혜·남인순·박영선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정치적 경험이 없는 외부 인사도 기용되고 있어 여성이 기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개 부처 중 5곳의 장관이 여성일 경우, 내각의 여성 비율은 약 29%가 된다. 이후 차관급 기구인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피우진 보훈처장 또한 장관급 인사로 격상돼 내각 여성장관 30%가 가능하다.

<사진제공=뉴시스> 19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 관련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무산됐다.

강 장관의 인준은 마무리가 됐지만, ‘여성 장관 30%’이라는 공약 이행에는 다소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강 장관의 인준을 강행한데에 야당이 반발하며 국정 보이콧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일이 미뤄졌을 뿐 아니라, 각 후보자에 대한 검증 강도 또한 더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먼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검증이 연기됐다. 19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은 오전으로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도 무산됐다. 이에 국토위는 20일 오전 다시 전체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검증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김 후보 관련 논의가 예정됐던 환경노동위원회는 20일 이후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또한 16일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돼, 18일부터 본격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야당이 후보자들의 흠결을 지적하고 나선 것 또한 임명 절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의 경우 후보 지명 당시 청와대가 위장전입 사실을 미리 밝혔으나, 이후 야당은 ‘강 장관이 도덕적 흠결을 만회할만한 업무능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거센 반대를 표한 바 있다.

김현미 장관 후보자의 경우 대학원 논문 표절 의혹과 함께, 정치 활동이 국토부와는 관련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정현백 후보자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이견을 밝혔었다"며 자유한국당이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높은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 장관의 임명에 유난히 잡음이 많았던 것 또한 능력이나 자질 검증보다는 여성에 대한 성편견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강경화, 장관돼도 얼굴마담일 뿐”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산 바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강 후보자는 연안여객선 선장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전시 대비 항공모함의 함장을 맡길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강 후보자 검증과정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중대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간 형성돼 온 관행적 기준, 외교부 수장으로서의 전문성이나 역량, 국가의 통합적 젠더 리더십 구축을 위한 적극적 조치의 필요성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간 남성들에게는 관대하게 적용해온 일부 흠결사항을 침소봉대해 정치 공세로 여성 장관 후보를 협상의 제물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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