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윤 회장은 차명 주식 거래 방법으로 36억여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월 윤 회장은 친척, 지인 등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의 양도 소득세 수십억원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 조사 결과 윤 회장은 한국콜마 등 주식을 인수한 뒤 이를 다시 매각해 시세 차익을 얻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을 목적으로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윤 회장은 회사별 소유 주식의 시가 총액이 50억원 이상인 대주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식의 양도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윤 회장은 2012~2015년 한국콜마, 한국콜마홀딩스, HNG 등 콜마그룹 계열사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하면서 주식 81만여주를 매도해 양도차익 177억여원, 배당소득 50억여원을 얻었으나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 모두 36억680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1년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7만여주를 팔며 양도차익 5900여만원이 발생했지만 양도소득세 590만원, 종합소득세 480만원 등 모두 107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윤 회장은 회사를 설립할 때 합작했던 외국 투자사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외자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차명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차명주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조세포탈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조세 포탈로 얻은 이익이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뒤늦게나마 포탈한 세금을 모두 납부했고 처음부터 조세를 포탈할 목적으로 차명주식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고 보여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들어 오너 일가 소유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아들에 주식 증여한 시기 등과 관련해 잡음이 일었다.

지난해 한국콜마는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인 것에 이어 경영 일선에 나선 자녀들에게 ‘꼼수 승계’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등 악재가 잇따랐다.

또 그룹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 전 재무담당 임원이 내부 합병 정보로 수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6월에는 예정된 정기 세무조사 시기보다 1년 빨리 조사를 받는 데다가 법인 또는 개인의 범칙여부를 조사하는 조사4국이 나서는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윤 회장이 한국콜마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면서 수직 계열화를 통한 내부거래로 윤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와 지분율을 높인 것 아니냐는 ‘꼼수 승계’ 의혹이 있었다.

윤 회장은 2015년 12월 31일 임원인사에서 딸 윤여원(41)씨를 화장품부문 마케팅전략본부 전무로 승진시키고 앞서 그해 3월엔 장남 윤상현(43)씨를 한국콜마홀딩스 대표로 선임하는 등 2세 경영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씨엔아이개발, 콜마파마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종속회사는 모회사가 50%이상의 지분을 갖고 경영을 지배하는 회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콜마홀딩스는 상장사인 콜마비앤에이치를 비롯해 씨엔아이개발, 콜마파마의 지분을 각각 56.23%, 77.94%, 77.1%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과 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한국콜마그룹은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와 자회사인 한국콜마, 콜마파마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한국콜마 22.5%, 한국콜마홀딩스 49.2%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주주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이 40.3%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의 지분 21.7%를 확보하고 있다.

윤 회장 일가가 한국콜마홀딩스를 통해 대부분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콜마홀딩스의 손자회사인 HNG는 사실상 윤 회장 일가가 100% 지배하고 있는 데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HNG 매출은 2013년 545억원에서 2014년 785억원, 지난해 1203억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3분의 1 정도는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인데 2014년에는 259억원(전체 32%), 2015년에는 398억원(33%)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HNG가 한국콜마로부터 의약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점을 두고 불필요한 유통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NG의 지분은 2015년 12월 기준 윤여원 전무가 39.36%, 윤상현 대표가 15.64%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각각 18.50%, 11%였던 지분율이 회사의 실적 상승과 동시에 증가했다.

따라서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오너 2세들이 지분을 가진 HNG 규모를 키우고 지분율도 높인 점을 비춰봤을 때 편법적인 방식으로 승계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일각의 문제 제기가 지속됐다.

당시 한국콜마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논란, 경영 승계 의혹 등에 대해 “한국콜마는 의약품유통 허가를 받지 못해 부득이하게 HNG가 의약품을 받아 판매한 것"이라며 "HNG 매출은 한국콜마 매출의 10%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그룹의 경영승계와 결부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규모”라고 해명했다.

또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2015년 한국콜마가 1조 클럽에 가입하자 세간의 관심을 받으면서 정기 조사를 빨리 나온 것이며 그렇게 큰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8.0% 늘어난 206억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2014억900만원, 156억5800만원으로 각각 35.3%, 17.5%씩 증가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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