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구열 좌석에 앉은 의족 착용 승객에게 좌석 이동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1일 미국인 승객 A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인천을 거쳐 하와이로 가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베이징 발 인천행 항공에 탑승, 비상구 근처 좌석에 앉았다.

이후 승무원은 이륙직전 비상구열 승객들에게 비상상황 발생 시의 매뉴얼을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의족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A씨에게 좌석 이동을 요청했다. 비상구열은 신체 장애인이 앉을 수 없고, 의족을 착용한 다리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당시 승무원과의 대화가 담긴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하며 “내 다리를 위해 여유공간이 있는 비상구 쪽 좌석을 추가로 예약했음에도, 항공사 측은 내 의족을 보고 좌석 이동을 요청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아시아나 항공 측은 좌석 이동 요청은 안전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A씨의 주장 또한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5일 <여성소비자신문> 취재에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항공사로서, 해당 승객의 신체적 능력이 비상구열 좌석 승객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좌석 변경을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 규정에 따르면, 비상 상황 시 비상구 좌석 승객 역할 수행 여부에 대한 판단은 항공사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다. 아울러 국토부 및 아시아나항공 규정에는 ‘비상시 신속한 탈출을 도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손님은 비상구 좌석에 배정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며 이를 어길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의족 자체가 비상구 좌석에 배정할 수 없는 근거는 될 수 없지만, 항공사의 판단이 안전과 직결돼 있어 신중하게 결정했다는 것이 아시아나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비상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승객을 선정해 좌석을 배정하기 위해, 비상구 좌석에 대한 추가요금 제도를 정책적으로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해당 승객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비상구 좌석에 배정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