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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국민 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서유리 기자 | 승인 2017.05.23 11:12
사진제공=뉴시스

미세먼지 심각성,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져
전문가들 “제대로 된 원인 분석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책” 강조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연일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미세먼지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

최근에는 잦은 기침과 비염 등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2016년 국민환경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5.2%의 국민들은 ‘한국 미세먼지 수준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해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공기 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보건기구는 한 해 약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기대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와 혈중에 유입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폐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여기에 더해 미세먼지가 안구표면 손상을 3배 높이는 것을 물론 경부 림프절에도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한국‧중국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지난 4월 환경단체는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이 양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안경재 변호사 등 7명은 서울중앙지법에 한국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는 양국 정부를 상대로 한 미세먼지 피해 관련 첫 소송이다.

최 대표 등은 “미세먼지 오염 정도는 수인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며 “미세먼지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데 소송 목적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 오염물질을 수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염원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제 규범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미세먼지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행복추구권을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 해 원고의 손해가 극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들은 “중국이 오염원 관리를 위한 노력이 충분했다면 중국에 대한 소송을 취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미세먼지 원인 규명을 비롯해 1인당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또 ‘상세불명의 천식’이라는 병원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안경재 변호사는 “평소 폐활량이 좋았는데 지난 3월 27일 오전 춘천에 있는 봉의산을 오른 뒤 갑자기 천식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당시 안개가 자욱했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천식 증세가 계속돼 검사한 결과 ‘상세불명 천식’으로 판명됐다”며 자신의 병원진료기록을 제출했다. 현재 해당 소송은 두 달도 안 돼 소송인단이 90여 명으로 늘어 합의부 배당 사건이 됐다.

낡은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실효성은 ‘글쎄’

국내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중국의 대기 오염 물질 등이 꼽힌다. 하지만 확실한 발생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유입된다고 하지만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유해한 미세먼지가 들어오는지, 국내에서는 어디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미세먼지의 30~80%가 중국 황사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해당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낡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는 2029년까지 20기를 증설한다고 발표해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원인 분석과 미세먼지 발생량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각종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규명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한 전문가는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에 대해 “국내적 요인과 국제적 요인으로 확실히 나눠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그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하는 지 등 미세먼지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석탄화력발전소나 노후 경유차량 등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국내적 요인과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한 목표 제시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투자, 경유차량 운행 제한 등 다양한 대책을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공동연구단, 미세먼지 발생원인 규명 프로젝트 돌입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과학적인 규명 작업을 통한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한·중 공동연구단이 미세먼지 발생원인과 흐름을 추적하는 한국과 중국의 공동연구인 ‘청천(晴天)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3일 베이징 중국 환경과학연구원에서 ‘한·중 공동연구단’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키로 했다.

공동연구단은 양국 대기분야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됐으며,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의 환경협력 양해각서에 따라 ‘대기오염 원인 규명 및 예보모델 개선’을 위해 중국 환경과학연구원에 설치됐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이달부터 오는 2020년 7월까지 추진되고 있는 중국 북부 지역의 대규모 대기질 공동조사와 관련한 세부 연구계획을 발표하고 전문가간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혜 고려대 교수는 베이징에 스모그가 발생하면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농도는 물론 황산염 비중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스모그 발생원인 추적 연구계획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이승목 서울대 교수의 ‘중국 화북지역 배출원인 분석 연구’, 송창근 울산과학기술연구원 교수의 ‘한·중 미세먼지 예보 모델 개선’, 양사오양 중국 환경과학연구원 대기연구소 박사의 ‘항공 관측 연구 사례’ 등의 발표도 함께 진행된다.

공동연구단은 이달부터 베이징을 비롯해 텐진(天津), 다렌(大連) 등 중국 곳곳의 지상관측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입체 관측 등으로 대규모 현장 조사 및 분석 과정을 거쳐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원별 기여율과 예보 모델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양측은 양국이 인정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오는 8월 24일부터 이틀간 수원에서 열릴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게 된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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