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구학서 신세계 고문(전 회장)이 이화여대 특강에서 현 정부와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자 일부 학생들이 강의 중 퇴장하는 등 곤혹을 치렀다.

이화여대 커뮤니티에 따르면 구 고문은 지난 17일 이화여대 경영대학의 ‘경영정책’ 수업 특강에서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또 플라톤의 말을 인용해 “2400년 전에 우매한 군중에 의해 이끌어지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번복하려고 하는데 국민성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201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신세계 고문을 맡고 있는 구 고문은 이화여대 경영대 CEO 겸임교수로 10년 넘게 특강을 진행해 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18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5월 17일 강의에 관한  대학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5월 17일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된 경영정책 시간에 특강을 맡아주신 구학서 고문(신세계)께서 강의 도중에 정치색이 농후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수업 도중 학생 대표들로부터 직접 전해들었다. 

구학서 고문님의 발언은 강의의 목적과 맞지 않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업을 담당하시는 박정은 부학장님과 함께 학생대표들과 의견을 나누고 본 사태에 대해 적극 대처하여 더 이상 문제 발언이 지속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정은 교수님께서 4시 35분경에 강의실에 들어가서 구학서 고문님에게 직접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주의를 주려고 하였으나 구학서 고문은 강의를 일찍 종료하고 강의실을 떠난 뒤 였다”며 “경영정책 과목은 기업에서 오랫 동안 활동하신 CEO들을 모시고 경영철학 및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듣는 매우 뜻깊은 과목이다.

하지만 오늘(17일) 구학서 고문님의 강의 내용은 이러한 당초의 강의 목적과는 관계없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학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추후 경영 대학 행정회의에서 이 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을 모아 구학서 고문의 강의 위촉 해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서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은 학생 여러분들께 사과드리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성국 경영대학장의 입장을 전했다.      

구학서 고문 역시 17일 "저는 오늘 경영정책 특강 중에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에 대한 설명,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했던 당시 야당 등 반대자들의 단견과 어리석음, 한국 여성의 향상된 여권에 대해 저의 개인 생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수강생 여러분께 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이 점에 대해 수강생들과 이대 경영대학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구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라는 입장이다. 구 고문은 1972년에 삼성그룹에 입사해 비서실 과장, 제일모직 경리과장 등으로 일하다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로 옮겼다.

1999년 신세계 대표이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으로는 드물게 2009년 그룹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온 구 고문은 2009년 매경이코노미 선정 올해의 CEO, 2007년 한국능률협회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했고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신세계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2009년 12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신세계 회장을 역임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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