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새 정부의 우선 정책 과제로 ‘서민주거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정책 추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민과 중산층의 전·월세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개편하는 부동산 정책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실수요자의 주택구입자금 마련부담 경감 등을 차기 정부의 부동산 핵심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때 부동산규제 완화에 주력한 결과 투자자 주머니는 두둑해진 반면 무주택 세대의 주거난은 더욱 심화했다는 것이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약요건을 완화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투자자를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유예되면서 역대 초저금리 시대에 갈곳없는 뭉칫돈이 정비사업 단지로 몰렸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강남4구 및 과천시 등 주요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결국 이같은 완화책은 '분양시장 과열'과 '분양가·집값 동반상승'으로 이어져 저금리에 전세난은 더욱 심해지면서 빚내서 전세 살이하는 ‘렌트푸어’와 빚내서 집을 사는 ‘하우스푸어’가 대량 양산됐다. 따라서 가계부채는 가중됐고 깡통전세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처럼 서민부담이 가중되자 박 정부는 지난해 말 11·3대책을 내놓고 여신심사 강화 등 부동산 및 대출규제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집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이달 기준 서울에서는 자치구 25개 중 19곳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올해 전국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정부에서는 서민주거 안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임대차시장은 전세비중이 축소되고 월세비중이 확대되는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고 있어 서민 주거비 부담이 점점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 가계 빚이 13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가계 신용은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과 카드사, 자동차 할부 등 판매신용금액을 포함해 129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조1700억원(3.0%) 증가했다. 

이에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오랜기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국내 장기 공공임대주택(10년 이상) 재고율은 지난 2015년 기준 5.9%(116만가구)로 OECD 평균 8%에 못미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주택 총량을 늘리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국내에는 공공택지가 부족한데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공사(LH)의 부채비율이 높은 만큼 부지확보와 재원마련이 필수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공급방식 다양화와 민간의 참여 확대 방안 등도 대안으로 주목된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지나치게 민간사업자를 규제하면 임대 사업심리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를 수 있으므로 공공과 임대를 병행해 임대주택 안정화할 수 있으면서 시장 경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기존 청약제도를 투자자가 아닌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1·3 대책에서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 규제를 완하했던 청약요건을 다시 강화했다.

이때 국지적인 시장과열 지역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정하고 전매 및 청약1순위 요건을 강화했지만 이로썬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무주택 세대에게 우선당첨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청약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이밖에 분양가 상승세를 부추겼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입주지연과 하자 등으로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입힌 선분양제 등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점진적인 후분양제 도입 및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등에 대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지난 정부 때의 공급과잉으로 오는 2019년까지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및 역전세난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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