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범 LG가인 아워홈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LG그룹은 장자 승계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범 LG가에 속하는 아워홈도 구자학(87) 아워홈 회장의 결정에 따라 지난 2015년 막내딸인 구지은 전 부사장이 갑작스럽게 해임되면서 장자 승계로 굳혀지는 듯 보였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구자학 회장의 1남4녀 중 12년간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해 온 인물로 차기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보직 해임된 이후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옮기게 되면서 구 전 부사장의 아워홈 복귀가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많았다.

지난해 1월 구지은(50) 전 아워홈 부사장이 예전 보직인 아워홈 구매 식재본부장을 다시 맡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불거졌으나 아워홈은 지난해 6월부터 구자학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구본성 부회장이 취임해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의 취임을 두고 재계에선 범 LG가의 장자 승계 가풍이 그대로 이어지게 됐고 예정됐던 수순으로 봤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경영일선에 나서기 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나 아워홈 지분은 38.56%를 보유해 최대 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부터 경영일선에 나선 구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법인 신설 등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본인의 경영 색깔 입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구지은 전 부사장은 지난해 4월 외식업종 자회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캘리스코는 2009년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구 전 부사장이 지분 46%로 최대 주주이다.

캘리스코는 구 전 부사장이 맡은 후 신규 매장 확대, 부실 매장 정리, 신규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지난해 매출 639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각각 19.7%, 4.1%의 성장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전 부사장은 아워홈 지분 20.67%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 면에서는 구 부회장보다 열세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구 전 부사장의 두 언니 구미현씨와 구명진씨가 19.28%, 1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구 전 부사장이 두 언니와의 전략적 유대를 통해 지분 열세를 역전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사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 주주 총회를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이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사장이 임시 주총을 열어 추가적으로 사외이사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 발 물러나 있던 구 전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부사장은 지난해 구본성 부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형제 중 유일하게 12년간 아워홈 경영에 직접 참여해 왔으나 지난 2015년 아워홈 원로 경영진과의 갈등설이 불거지면서 부터 그룹내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구 부사장은 노희영 전 CJ그룹 고문과 김태준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각각 아워홈 고문과 대표로 영업했으나 김 전 부사장은 선임 4개월만에 퇴임했다. 달시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성이 불거졌다.

25일 <여성소비자신문>과 통화한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이다. 법무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말씀 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구 전 부사장 측이 법원을 통해 경영권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아워홈 측도 법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구 전 부사장이 캘리스코 대표이사 자리를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예상치 못한 구 전 부사장의 반격으로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이 구 부사장의 의지대로 임시 주총 소집 승인 결정을 내릴 경우 범 LG가 안에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구자학 회장의 의중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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