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

2013년 대입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제도와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이는 비단 대학만의 일만은 아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들이 생활하는 또 다른 공간인 학교 환경에 대해 부모들은 사소한 문제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눈을 빛낸다.

이에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은 비판을 위한 비판 보다는 교육현장 중심의 정책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점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해 미래지향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앞으로 박 의원이 하고자 하는 일이다. 

현재 교육계의 현안 중 집중 거론되고 있는 각종 교육 문제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박 의원이 말하는 교육 현장은 어떤지 그 실태를 살펴봤다.

성적 말고 적성과 잠재력보고 뽑는다더니

다양한 적성과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성적 외에 과도한 스펙경쟁을 낳고 있다. 스펙 경쟁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높아지고 그만큼 고소득, 전문직 자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이 다양한 전형자료를 통해 학생이 갖고 있는 개인의 능력과 소질, 잠재력,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입학여부를 결정하는 대입전형제도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입학사정관제도의 스펙 치장을 위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드는 고액 컨설팅이 성업 중이다”라며 “대학이 학생의 스펙과 점수를 강조하다보니 자기소개서 경연대회까지 생기고 사교육시장에서는 유령회사, 고시 합격자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입학사정관제 정부지원대학은 66개교다. 오는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125개 대학에서 4만7606명을 선발하며 정부 지원예산은 391억원에 달한다.

해마다 입학사정관제는 늘어나고 있으나 정작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불만에 가득 차 있다. 보다 다양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제도가 빈부격차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해 학부모, 교사, 전임 입학사정관과의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 부모 소득이 높고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훨씬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돼 있었다”며 “지역적, 경제적 계층간 이동이 여전히 가로막혀 있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학력을 통한 지위의 대물림이 심화된다는 우려가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부모 소득 높으면 유리해

전남 및 광주지역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620명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하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교사는 492명(79.4%)으로 나타났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교사는 46명(7.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직업이 전문직일수록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하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교사는 480명(77.4%)인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교사는 50명(8.1%)에 불과했다.

또한 대도시에 거주하는 학생일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교사 역시 475명(76.6%)으로 조사됐으며, 사교육이 줄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509명(82.1%)에 달했다.

입학사정관제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의 인성과 창의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교사의 40% 정도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이에 박 의원은 “입학사정관제도가 교육을 통한 계층 간 격차 감소와 계층의 이동 통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학부모와 학생 부담이 증대됐다는 점에서 교육이 공교육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도록 제도가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 방안 모색이 시급하며 이런 방안이 선행돼야만 입학사정관제가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리아이 건강 위협하는 석면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상당수의 학교가 석면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혜자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석면 교체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전국 유․초․중․고 1만9815개교 중 1만4492개교(72.7%)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학교 석면 현황을 최초로 조사한 지난 2009년 12월에는 전국 1만9815개교 중 1만6982개교(85.7%)에서 석면이 확인된 바 있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최초 조사 후 2011년 12월 기준 1~2등급 학교 석면은 개․보수를 통해 완전히 제거했으나 3등급 학교는 1만5936개교(78.6%)에 이르며 20년 이상 된 학교도 9636개교(60.5%)에 달했다.

또한 학교별 3등급은 유치원이 전체 8383개교 중 5555(66.3%), 초등학교가 전체 6190개교 중 5515(89.1%), 중학교가 전체 3198개교 중 2761(86.3%), 고등학교가 전체 2302개교 중 1976(85.8%), 기타학교 총 198개교 중 129(65.2%)로 초․중․고등학교는 3등급 비율이 8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 의원은 지난 9월 20일부터 이틀간 무작위로 서울시내 초중등 4개 학교를 선정해 전문가와 함께 석면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샘플링한 4개교의 천정텍스에 석면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장조사 탐문결과 기존에 교과부가 해 온 학교 석면조사는 일정기간 교육을 이수한 교육청 직원, 또는 학교 직원 등 비전문가에 의해 조사돼 왔다.

박 의원은 “20년 이상 된 석면 함유 건축자재를 사용한 학교와 20년이 안 됐더라도 위해도 평가 결과 위해도가 높은 학교에 대한 석면자재의 전면철거가 이뤄져야 한다”며 전문기관에 의한 위해도 평가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 실내 공기 중 석면 함유 농도를 측정할 경우 정온한 상태가 아닌 학생들이 실제로 활동하는 상황을 재현해 측정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진국의 경우 미량의 석면이 검출되면 출입통제, 폐쇄, 건물해체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은 “교과부는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석면 검출 학교에 대한 개수와 보수 공사를 즉각 실시해야 된다”고 충고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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