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

여성과 아동 성범죄 근절을 위한 여성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돋보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여성․아동 성범죄 근절 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희정 의원은 우리나라 성범죄 실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고심 중이다.

성범죄 근절을 위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사안은 크게 세 가지. 전자발찌를 이용한 성범죄자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것, 성범죄자 공개 사이트를 통해 이름과 거주지 등을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 그리고 화학적 거세 등 약물치료를 통해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들 모든 대안에 대해 관리나 제도가 허술하다는 이유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실태와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성범죄 근절 대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 의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누리당 여성․아동 성범죄 근절 특별위원장을 맡게 됐다. 우리나라 성범죄 실태에 대해 말해달라.

“만나는 분들마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반인륜적인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반드시 막아야 하는데 강력 성범죄가 연이어 일어나 정부 여당의 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먼저 피해자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성폭력범죄자는 지난 2008년 1만5200여명, 2009년 1만6400명, 2010년 1만9700명, 2011년 2만여 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성범죄자의 동종 재범률도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7~8%대이고, 이종 재범률(성범죄가 아닌 전과자가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도 37~42%대에 달한다.”

 

-그 동안 성범죄가 계속 발생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특위가 늦게 꾸려진 감이 있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예정인가.

“특위는 지난 7월 하순에 출범해 그동안 수차례 당정협의와 내부회의 등을 통해 성범죄 근절대책 발표 및 과제들을 검토했다.

법적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은 현재 법안 개정을 계속 추진 중이다. 주요 방향은 신상공개 강화와 성범죄 친고죄 폐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한 처벌 강화, 성범죄자의 취업 제한, 성충동억제 약물치료 대상 확대 등에 관한 것들이다.

성폭력 대처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갖고 국회 내에 성범죄근절대책특위를 구성토록 여야의원들이 합동기자회견을 했으며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정책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토론회를 통해 심도 있는 대책마련을 준비 중이다. 또한 피해자 지원현황과 개선방안,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실태 점검 및 보완책 마련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친고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친고죄는 폐지해야 한다. 친고죄를 둔 이유는 피해자의 인권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피해자만이 가해자를 고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피해자들이 여러 이유로 고소를 꺼려 성범죄 처벌이 무력화되는 측면이 있다.

처벌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법적 소송도 힘들고 그 과정에서 성폭행 피해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봐 고소를 꺼리는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피해자 인권보호를 위해 도입된 친고죄가 엉뚱하게 성범죄 은폐 및 처벌을 무력화시키는 모순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수사와 재판 과정의 신분노출을 막고 진술방식을 개선하고 친고죄를 폐지하되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성범죄자도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또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성범죄자에 대한 대책은 없나.

“현행 신상정보공개 제도는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가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로 이원화 돼 있어 정보 전달과 관리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지난 2000년 이전의 성범죄자 정보는 등록돼 있지 않고 공개정보가 구체적이지도 않고 신상정보 열람에 있어 미성년자들이 제한을 받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누리당 아동․여성 성범죄근절 특별위원회에서 이원화된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제도를 일원화하기로 했고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법 시행 이전 범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전 국민의 신상정보 열람권을 보장하는 한편, 주기적으로 신상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토록 할 것이다.”

 

-화학적 거세가 실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실효성 논란 및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인가.

“성충동 약물치료에 대해 찬성한다. 그 이유는 국내외 사례를 봤을 때 성충동 약물치료가 성충동 억제의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도 없고 재범률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성충동약물치료와 관련해 논쟁이 되는 것은 본인의 동의여부와 비용 처리문제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가해자의 인권을 거론하며, 치료 동의 여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인권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성범죄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유가족 및 우리사회에 큰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범죄자의 동의여부와 상관없이 성충동 약물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또한 약물치료는 성범죄자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범죄자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전자발찌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를 감시할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 전자발찌가 성범죄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지와 관리 인원 부족 등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 달라.

“전자발찌 효과 논란에 대해 먼저 말하겠다. 전자발찌는 성범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범죄자에게 자신이 감시당한다는 심적 부담을 줌으로써 재범방지 예방 효과가 있다.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는 수사당국에 의하면 강도의 경우 전자발찌가 재범률을 막는데 아주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다만 일부 범죄자들이 전자발찌를 끊는 경우가 있어 법무부에서는 전자발찌 재질을 절단이 힘든 스테인레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전자발찌 그 자체로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운영상의 문제다. 법무부의 보호관찰 관련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정밀감시가 어렵다. 그래서 이 문제를 보완하기위해 법무부도 관리 인력을 늘리고 경찰도 감시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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