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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지난 모바일 상품권 환불 거부 잦아
신분증‧요금청구서 사본 등 “환불절차 번거롭다” 지적도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최근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상품권은 쿠폰 및 바코드 형태의 이미지를 통해 상품을 교환하거나 결제하는 방식으로, 휴대폰을 활용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고 선물을 주고받기에도 유용해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내놓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 모바일 상품권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9명(91.1%)이 모바일 상품권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상품권 인지자 중 93.1%가 모바일 상품권을 받아보거나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환불 절차를 잘 모르거나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서 필요 없는 물건을 억지로 이용한다”, “유효 기간이 너무 짧아 가지고 있다가 날리는 경우가 많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 지난해 1월 모바일상품권 유효기간을 5년까지 연장하고 모바일·온라인 상품권의 유효기간과 환불 정책 등을 사업자가 임의로 정할 수 없도록 이용약관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물품 및 용역 제공형 상품권은 3개월 이상, 금액형 상품권은 1년 이상으로 기본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년까지 3개월 단위로 유효기간 연장이 가능해졌다.

사업자는 유효기간 만료가 임박하면 그 사실과 연장 방법을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했다.
환불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약관 조항도 개선됐다.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횟수를 1회로 한정하고 잔액을 환불해 주지 않는 조항을 삭제했으며 청약철회권 행사 기간 내에는 구매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품절로 인해 물품 교환이 불가능한 경우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시정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약관 시정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는 약관이 강제성이 없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발행업체들이 아직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유효기간 지나도 미사용 금액의 90% 환불 가능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모바일 상품권’ 관련 소비자불만 상담은 총 496건으로 2015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효기간’ 관련 불만이 246건(49.6%)으로 가장 많았고, ‘환불 거부’가 102건(20.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용자들의 상당수는 유효기간 만료 후 미사용 금액의 90%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최근 2년간 모바일 상품권 구매 및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60명(52.0%)은 유효기간 만료 시까지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했고, 이 중 117명(45.0%)은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은 260명 중 165명(63.5%)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해 관련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500명 중 390명(78.0%)은 유효기간 만료 후 미사용 금액의 90%를 환불받을 수 있음을 ‘몰랐다’고 답해 상당수 소비자는 관련 정보가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SK플래닛’은 모바일 상품권(1만원 이하)에 80% 이상이 아닌 ‘60% 이상 사용 시 잔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잘못 기재하기도 했다.
또 ‘윈큐브마케팅’은 발행업체 고객센터와 제휴업체 고객센터가 서로 책임을 미뤄 잔액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에게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통지를 강화하고 상품권에 유효기간 연장신청 기간을 구체적으로 표시할 것”과 “표준약관에 따른 금액형 상품권 잔액 환불 기준을 준수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모바일 상품권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소비자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당부했다.

모바일 상품권 환불절차 까다롭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모바일 상품권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깜빡하고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고, ‘차액 관리가 어렵다’ 39%, ‘사용처가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다’ 36.6%, ‘유효기간이 짧다’ 36% 등 단점으로 보관과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꼽는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많았다.
사용기간이 지난 모바일 상품권의 환불절차가 까다롭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모바일 상품권을 환불 받기 위해서는 신분증 사본 외에 요금청구서 사본까지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던 것.

실제 소비자A씨는 “친구에게 2년 전 선물한 모바일 상품권이 사용되지 않았음을 확인, 환불을 받으려다 까다로운 절차에 혀를 내둘렀다”며 “신분증 사본에 환불계좌통장 사본, 요금청구서나 통신요금 납부확인서 사본까지 요구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요금청구서의 경우 통신사를 통해 발급받아야 했는데 최근 1년까지의 내역조회만 가능했다”며 “이 같은 상황으로 어려울 것 같다 업체 측에 호소했지만 업체 측에서는 내역을 가져오지 않으면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고객 확인이 확실히 된 후에야 환불 절차가 진행된다”며 “여기 저기 옮겨 다닐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의 특성상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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