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오너 3세 윤석빈 시대를 열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3일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크라운제과로의 분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크라운해태홀딩스 0.66003, 크라운제과가 0.33997이다. 

업계는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윤석빈 사장 경영 승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분할에 따라 크라운제과는 기존 장완수, 윤석빈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윤석빈 단독 대표이사로 변경해 운영된다. 윤석빈 대표가 맡게 된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는 해태제과를 비롯한 자회사 관리와 투자는 물론 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을 행사하게 된다. 

사업회사로 신설된 크라운제과는 장완수 대표이사 체제를 가동, 식품제조와 판매에 집중한다.
장완수 대표는 크라운제과 상무, 크라운제과 대전공장추진본부장, 크라운ENG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 크라운제과 경영을 맡았다.

크라운제과는 앞으로 식품 제조와 판매에만 집중하게 된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을 반열에 올려놓은 윤영달 회장의 사위 신정훈 대표가 계속해서 경영을 맡는다. 그밖에 빨라쪼, 아트밸리 등 다른 계열사는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윤석빈 사장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장남으로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손자로 미국 프랫대학교와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를 졸업, 홍익대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식품업계 3세 가운데 특이하게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크라운 해태제과 그룹 특유의 문화인 ‘아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크라운제과가 보유한 장수 상품 패키지에 다양한 예술작품 디자인을 접목하기도 했다.

크라운 베이커리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그는 크라운제과 재경 마케팅 담당 상무를 거쳐 2010년 크라운 제과 대표에 선임됐다. 그는 2005년 해태제과 인수로 불어난 크라운 제과 부채를 잘 관리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크라운해태제과의 경영권 승계는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크라운제과의 최대 주주는 윤영달 회장(지분 27.38%)이고 2대 주주는 두라푸드(20.06%)댜. 그리고 두라푸드의 최대 주주는 윤석빈 대표로 지분 59.6%를 갖고 있다. 지분교환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두라푸드가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가 될 경우 윤석빈 대표가 어렵지 않게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24일 크라운제과 지분의 27.38%를 보유한 윤영달 회장은 자신의 지분 4.07%를 2대 주주였던 계열사 두라푸드에 매각했고, 지분 45만주(3.05%)를 장남 윤석빈 대표에게 넘겨줬다. 

이 거래로 윤영달 회장의 크라운제과 지분율은 27.38%에서 20.26%로 낮아진 반면 두라푸드는 크라운제과 지분 24.1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울라섰다.

두라푸드는 윤석빈 대표가 지분 59.6%의 지분을 직접 갖고 있는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윤석빈 대표가 보유한 크라운제과 지분은 27.18%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크라운제과의 주요 주주는 운영달 회장과 두라푸드, 이어 윤영달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전 크라운베이커리 대표(1.57%), 임원 두 명의 지분 0.12%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 전까지만해도 윤석빈 대표는 크라운제과 지분이 없었으나 지난해 10월 거래를 통해 윤석빈 대표는 크라운제과 지분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되고 자신이 최대 주주인 두라푸드를 통해 크라운제과에 대한 지배력을 우회적으로 강화하게 된 셈이다.

두라푸드는 1989년 3월 우전이라는 상호로 설립돼 2007년 1월 두라푸드로 상호를 변경한 회사다. 경기도 양주시에 본점을 두고 있는데 크라운제과의 장수제품인 ‘연양갱’ 등을 만들면서 주로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에 OEM 형태와 물류 도급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매출은 2012년 96억원, 2013년 99억원, 2014년 91억원, 2015년 105억원으로 지난 2015년의 경우 102억원의 매출 대부분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내부 거래 비중은 크라운제과 26억원, 해태제과 76억원 등 96.3%에 달했다.

한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는 오는 4월 한국거래소에 각각 변경 상장 및 재상장  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해 식품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경영 위험을 최소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 출범으로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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