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현대중공업이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4개사로의 독립법인 출범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사업분할의 배경과 기대효과, 분할되는 4개 법인의 현황과 성장전략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할안을 통과시켰다. 

권오갑 부회장은 이날 “조선-해양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전기전자와 건설장비를 비롯한 분사 회사들도 각각 세계 톱5를 목표로 힘찬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며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우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분할법인의 경쟁력과 성장전략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회사 분할이 완료되면 존속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 이를 바탕으로 조선해양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변압기와 차단기 등 중전기기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 향후 중전기기 산업에서 풀라인업을 갖추고 에너지 솔루션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중대형 굴삭기에서 산업차량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신흥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독자 개발해 생산, IT시장에 적합한 신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주식은 이달 30일부터 거래가 정지되며 4월 1일 3개 법인이 새롭게 설립된다. 현대중공업 및 신설 회사의 주식은 5월 10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경영 위기에 놓인 바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6000명의 유류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타결을 위해 집중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5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실무교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27일 사업분할을 확정한 주주총회 이후 중단됐던 교섭을 지난 13일부터 재개했다. 노사는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사업부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오는 4월 3일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노조 측은 "사업분할 이후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되기 때문에 지난해 말 노조의 반대로 지급되지 못한 대리급 이하 직원들의 성과급이 영영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대선 시기와도 맞물린데다 오는 5월 이후에는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까지 앞두고 있어 그전에 접점을 찾기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1월 회사가 낸 2차 제시안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교섭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회사는 올 한해 직원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기본급 20% 반납, 상여금 월할 지급, 임금 10만원 인상,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성과급 230% 지급, 격려금 100%+150만원 등이 담긴 2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가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하는 등 경영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회사는 조합원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제시안을 즉각 철회하고 원점에서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기본급 반납 등 노조의 고통분담이 없다면 유류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설명했다.

회사 측은 수주 급감으로 지난해 8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울산본사 4도크를 가동 중단한 데 이어 군산공장 도크, 해양사업부 도크, 울산 5도크까지 줄줄이 가동 중단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유류인력을 감싸고 가야 할 노조가 대안 제시도 없이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만 내세우며 노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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