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검찰이 휴온스와 LG생명과학의 약가로비 의혹에 따른 수사를 진행함에 따라 제약업계가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 진행 여부에 따라 대형 제약비리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1월 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 휴온스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LG생명과학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휴온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웨어와 거래 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LG생명과학 광화문 본사에도 수사관 20여명을 파견해 관련 자료를 확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이들 두 제약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들 제약사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약가와 관련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제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1월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압수수색해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제 급여 결정 전에 제약사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과 연락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약가 문제로 조사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일로 리베이트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3월 2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약가 관련 심평원 관계자의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들과 제약사간 불법 로비라는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인지 아닌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들과의 정당한 자문계약에 의한 자문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2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심평원 진료심사 평가이원회 상근위원 및 약제급여 평가위원회 비상근위원으로 활동한 최모 전 C대 임상약학대학원장과 최모 원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신약 심사 정보 등을 제공한 김모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위원을 각각 구속 및 불구속 기소했다. 또 최모 전 원장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관련 제약사 임원 3명에겐 약식기소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공소 단계에서 검찰 발표 이외의 사항은 개인적인 문제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약품 급여 심사 과정에서 불법적 로비가 이뤄져 왔음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자칫 제약사 대관업무 자체가 불법을 위한 활동으로 인식될까봐 우려하는 제약업계와 의약계의 목소리가 높다.

의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급여 심사 시스템을 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라며 “어떤 약의 가격이 어떻게 부풀려졌는지 믿지 못하겠는데 환자들에게 어떻게 약을 처방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