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부실공사로 한 번도 정상운행하지 못한채 철거된 월미은하레일에 대해 시공사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5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우라옥 부장판사)는 교통공사가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인 한신공영 등 1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월미은하레일은 지면에서 6~17m 높이에 있는 궤도를 따라 인천역과 월미도 문화의거리, 월미공원 등을 6.1㎞ 구간을 순환하는 모노레일로 설계, 조성됐다. 853억원을 들여 지난 2008년 착공, 2010년 준공된 월미은하레일은 시운전 과정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해 모두 철거됐다.  

철거된 월미은하레일은 완공 후 단 1차례도 운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차량 10대를 모두 철거했다.

철거된 차량은 민간특수목적법 인천모노레일 담당하고, 10m 높이 선로에 있는 차량을 지상으로 내려 충북 증평 차량제작기지로 옮겼다. 충북 증평으로 옮겨진 차량은 총 10대로 이들 차량은 고철로 옮겨져 폐기물 등으로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을 소형모노레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업체와 계약체결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인천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시민단체는 “전임 안상수 시장의 대표적 불통 정책이 빚어낸 혈세낭비 상징인 월미은하레일이 또 다시 유정복 시장에 와서 불통행정이 재연되고 있다”면서 “유 시장은 일방통행식 소형모노레일 추진을 일단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결국 애물단지가 된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공사현장 관계자 등이 검찰에 기소된데다 대체사업으로 거론된 레일바이크 역시 부정적 분위기에서 무산됐다.

부실공사, 안전문제 등이 드러난 만큼 이 사업은 대체사업인 레일바이크 추진도 사업성 부족과 계약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사업을 총괄한 인천교통공사는 안전성 문제 등을 들어 대체 사업에 대해 추진 반대 입장을 취했다. 당시 인천교통공사 측은 “시공사인 한신공영은 자체 보수 후 운영해 안전성을 입증하겠다고 주장하지만 그 과정에서 필요한 설계, 감리, 감독 등의 발주처인 교통공사 관리는 받지 않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다 공사현장 관계자 등이 검찰에 기소되면서 미약하게 나마 남아있던 재추진에 대한 당위성이 힘을 잃었다. 검찰은 월미은하레일을 부실 시공한 혐의로 시공사 현장소장과 책임감리단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시공사는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현장에 부적합한 기초공법을 채택한 뒤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책임감리단도 이 같은 사실을 묵인하는 등 감리를 부실히 하고 인천시에 허위 보고를 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한신공영은 2011년 인천교통공사가 공사 대금 31억원의 지급을 중단하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인천교통공사도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ES산업, 대양종합건설, 설계업체인 진우엔지니어링 등 10개 업체를 상대로 월미은하레일이 부실시공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272억원을 달라며 맞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6일 월미은하레일 하자보수비용 123억원을 인정하고, 한신공영 등은 미지급된 공사 잔금을 제외한 54억43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5년 넘게 진행된 소송에서 월미은하레일의 부실시공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는 걸 인정받았다”면서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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