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피앤지 홈페이지 캡처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한국피앤지가 국내에 유통하는 기저귀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다이옥신이란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 및 다른 모든 형태의 암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프랑스 잡지 ‘6000만 소비자들’에 따르면 프랑스에 유통 중인 기저귀 12개 제품 중 10개 제품에서 제초제 및 살충제 성분이나 다이옥신 등이 검출됐다.
여기에는 한국피앤지가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도 포함됐다.

한국피앤지 측은 “팸퍼스의 모든 기저귀는 부모 및 아기를 돌보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저명한 소아과 전문의, 소아 피부과 의사 및 안전성 전문가들과 협력해 팸퍼스의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검출된 물질 1.78pg/g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유럽 및 프랑스의 안전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라며 “실제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해당 물질들은 우유, 과일, 음식물 관련 EU 허용 기준치보다도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또 “팸퍼스는 해당 화학물질들을 성분으로 첨가하지 않는다”며 “프랑스의 저명한 소아 피부과 전문의 타이브 교수에 따르면 해당 화학물질들은 우리의 생활환경 전반에서 발견되며 몇몇 경우는 피부나 호흡기관으로 접촉하는 공기, 음식 등에서 더 높은 농도로 발견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일각에서는 “기저귀가 하루 종일 피부에 닿았을 경우 유해한지 무해한 지에 대해서는 조사된 바가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소비자단체 역시 “기준치 이하에 극소량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 자체에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며 “관계 당국에서 유해성 여부 등을 확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A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의 몸에 직접 닿는 기저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니 너무 충격적이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곤 하지만 솔직히 못미덥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반발에 대형마트 3사, 제품판매 중단

소비자들의 반발이 빗발치자 결국 대형마트 3사는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제품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대형마트 3사는 가습기살균제 여파의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해 제품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마트는 해당 제품을 ‘이마트몰’에서만 판매 중이던 것을 판매 중단 조치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모두 철수시켰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기저귀에서 독성물질 등이 검출됐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국내에 유통된 팸퍼스 드라이 제품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정부는 기저귀에 포함된 다이옥신과 살충제의 기준이 없어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기관에 조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한국피앤지 측이 밝힌 수치가 맞다면 인체에 크게 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원문에는 피앤지가 밝힌 수치없다” 한국피앤지, 거짓해명 논란

한국피앤지는 “팸퍼스 기저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며 밝힌 입장이 거짓해명이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재차 충격을 줬다.
앞서 한국피앤지 측은 프랑스전문지 ‘6000만 소비자들’이 주장한 수치인 1.78pg/g에 대해 유럽 및 프랑스 영유아식품기준치에 대입해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한 전문가에 따르면 원문에는 팸퍼스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언급만 있을 뿐 ‘1.78pg/g’ 등의 수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 전문가는 “원문에는 팸퍼스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가 검출됐고 이는 유럽연합(EU) 기준 이하라는 표현만 들어 있다”며 “한국피앤지가 밝힌 수치들은 어디에도 없다”고 설명했다.
팸퍼스 기저귀에서 검출된 살충제와 다이옥신을 설명하면서 프랑스 잡지에서 해당 화학물질이 기저귀 12개 제품 가운데 10개에서 나왔다고 인용했던 것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이옥신과 ‘기타 살충제’가 모두 검출된 제품은 오직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제품뿐이었다.
 
상황 악화에도 “환불 없다” 입장 고수

거듭된 논란에도 한국피앤지는 “팸퍼스 기저귀는 안전하다”며 해당 제품 교환 및 환불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안함을 호소하며 무책임한 피앤지 측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 B씨는 “피앤지 측에서는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며 안전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안에 대해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며 “판매도 계속하고 사용하던 것도 환불해주지 않겠다니 이게 무슨 경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C씨도 “피앤지 측 해명은 믿을 수가 없다”며 “만약 안전에 문제가 없다 해도 이미 문제가 된 제품이라 불안해서 다시는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의 시각은 소비자들과 조금 다르다. 별도의 환불 조치는 한국피앤지 측에 달린 문제라는 것.
한 업계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치약이나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본사 방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회수 조치 등 분명한 관련 가이드라인이 존재했다”며 “그러나 이번 건은 아직 정리된 바가 없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인 만큼 상황이 어서 정리돼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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