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가계도. <표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김정남 말레이시아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루 전까지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한 배후 언급에 극도로 조심스럽게 반응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5일 오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김정남 피살건에 대해 공개 언급했다.

황 권한대행은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이 심히 중대하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14일 저녁까지 정부에서는 김정남 피살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을 통해 김정남 피살건이 이미 보도된 상황임에도 테러 용의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를 북측 소행으로 확답해 거론하기가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그럼에도 이날 황 권한대행은 김정남 피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며 북의 추가도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김정은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정남 피살 관련 여야 정치권 역시 즉각 피살 사건의 잔혹함에 대해 비판함과 동시에 그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문재인-유승민 등 차기 대권 후보들 또한 연달아 북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와 여야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북한에 대한 비난에 대해 국면전환에 따른 각자의 노림수 때문으로도 보고 있다.

정부로서는 대통령 탄핵 이후 상실한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안보 이슈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고, 차기 주자들 입장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강하게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북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 피살까지 한동안 잠잠했던 대북 안보이슈가 줄줄이 터져 나오자 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과 결별한 뒤 기대했던 보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경우 황 권한대행에 대해 “정치행보를 멈추고 위기관리에 나서라”고 밝히며, 그를 견제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에서 마카오행 여객기를 기다리는 중 피습을 당했다.

탑승을 기다리던 그에게 여성 둘이 다가와 정체불명의 액체를 뿌리고 도망간 것. 피습 직후 김정남은 두통 증세를 보이다 기절했고 약한 발작증세까지 나타났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액체 테러를 하고 도망간 여성들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는 김정남의 행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의 피살 배후로 북한 정권이 거론되고 있는데 평소 그가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김정은이 장남인 김정남에게 일종의 콤플렉스를 겪고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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