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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최금숙 원장 “여성 정치인 비율 30% 달성…성 대표성 강화가 가장 절실”
김희정 기자 | 승인 2012.10.29 10:27

 

   
 

여성의 경제활동·인권보호·성평등 실현 관련 법률제정 및 제도 수립에 기여
저출산, 일과 가족의 양립, 여성 일자리 창출 등 정부의 여성가족정책 뒷받침

지난 10년간 여성과 관련된 사회 경제 정치 환경의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여러번의 방향전환을 겪었다.

특히 정치환경의 변화는 추진되어야 할 여성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어 놓을 만한 중대한 변화 중 하나이다.

제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금, 한국의 여성 정책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는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인권보호·성평등 실현 등과 관련된 법률제정 및 제도 수립에 기여하면서 우리사회의 양성평등 향상에 기여해온 국무총리실 산하 정책연구기관이다.

특히 한부모·조손부모·미혼모 가족 등을 위한 정책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성인지 예산제도와 성별영향평가의 시행, 공무원·대학교원 등의 여성 채용 및 임용 목표제 도입과 호주제폐지, 성매매특별법 등 여성인권 관련 법률의 통과에 결정적 공헌을 해왔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법 입안과 관련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저출산과 일가족양립, 여성 일자리 창출등과 같은 정부의 여성가족정책을 뒷받침하는 심도 있고 집중적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이 불광동에 위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찾아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최금숙 원장을 만나보았다.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여성참여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여성의 성 주류화를 위한 노력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국 여성 정치의 현주소를 짚어보았다.  

-한국의 여성들의 정치 참여도는 외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성평등 지수 중 가장 낮은 부문은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 부분이다. 특히 여성 정치참여 비율이 30%를 넘는 국가가 26개국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여성 30% 참여’ 달성이 요원한 상황이다.

18대 총선결과 13.7%, 19대 4 ·11 총선결과 본 연구원과 여성계가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정치인 비율은 15.7%에 불과해  답답한 심정이다.

2000년 이후 여성 정치참여를 증진하기 위해 할당제를 시행하여 왔는데 강제규정 없이 비례대표에 30%를 권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비례대표 50% 할당, 각 부처 장관 2인마다 1인을 여성으로 배치하게 하거나 홀수 번호에 여성을 배치할 것 등 여성정치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석수는 전체 의석수의 18%에 밖에 차지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50% 여성할당이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구에서도 여성 공천을 밀기 위한 작업을 본 연구원에서 했다.

이에 지역구 여성공천 30% 할당제가 19대 총선 시에 공천개혁의 화두로 등장했지만 총선 실시 중 여성공천 30%는 약속불이행으로 나타났고, 여성공천 비율은 7.0%에 그치고 말았다.

선진국에서는 40% 여성공천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여성 정치 할당제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도 여성의 정치 참여면에선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은 실정이다.”   

-한국에서 여성 성 주류화를 실행하기 위한 정책들이 있긴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국제사회에서도 선진적인 정책추진 사례로 주목을 받을 만큼, 그 틀과 영역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발전하고 있다.

성 주류화는 정책이 여성과 남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모든 정책영역에서 양성평등이 달성되도록 하는 양성평등 실현의 핵심전략이다.

성 주류화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여성·가족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국가정책에 투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성별영향평가제도를 신설한 이후 지난 2005년부터 여성발전기본법에 근거하여 정책의 성별영향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여성가족부의 적극적인 운영노력과 정책추진을 통해 올 3월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지방자치 단체에서도 성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되는 등 성 주류화 정책이 입법화를 통해 더 큰 추진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시즌이다. 여성들을 위해 각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대선후보들은 저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제고 및 여성일자리 확대, 그리고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고 있는 양육과 가족 돌봄 문제 해소, 여성과 아동의 안전 문제 해결, 여성건강복지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구체적인 정책이 좀 약한 것 같다.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차후에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여성의 의사결정 대표성 제고에 대한 고민도 좀 더 필요할 듯하다.

지난 1997년 제1차 여성정책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래 15년간 3차에 걸쳐 수립되어 시행되고 있는 여성정책기본계획이 제4차로 새롭게 틀을 짜서 시행되는데 연구원은 여성가족부와 함께 여러차례 포럼을 개최하며 계획시안을 짜고 있다.

그동안 여성정책기본계획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고, 성평등 가치를 확산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따라서 올해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여성정책들도 제4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실제 여성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들어가면 좋을 듯하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정책연구원은 성 주류화 실현을 위한 여성 정책 10대 과제 중 하나로 장관 한명이면 차관은 반드시 여성으로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여성 국회의원 비율 40% 보장’과 같은 대표성의 강화라고 본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에서 모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제도적인 미비로 인해 육아부담으로 인해 일을 포기하는 여성들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발의되고 있는가.   

“20대에 취직하여 일을 잘하고 있다가도 30대에 결혼이나 출산으로 직장을 떠나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의 문제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최근 몇 년간 국회에서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 ‘건강가정기본법’, ‘영유아보육법’, ‘아이돌봄 지원법’ 등에 대한 개정이 발의되고 있는데 19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활발히 관련 발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올 7월부터는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직장보육 시설에 대한 통계가 공개되면서 서울시 등은 직장보육시설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국공립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민간보육시설 중에서 그 질이 가장 높은 것은 직장보육시설인 바 직장보육시설의 증대가 좋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연구원부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주변 연구기관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여성들의 대부분이 비규정규직이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우 육아휴직을 하는 직원에 대해 대체인력을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거나 하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직 여성인 경우도 일과 육아의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최근 여성 변호사들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는데 출산 휴가를 겨우 1개월 정도 챙기기 일쑤이고 육아휴직 같은 것은 진행하고 있는 송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아예 챙기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주 40시간 노동에 대해 주로 얘기하는데 실제로 전문직 여성의 경우 주 60~80시간 근무를 감당하거나 밤을 새며 일을 하는 등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여성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제에 대해 첫번째로 지원을 해주었으면 수 있도록 뒷받침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최근 여러 성폭력 사건들을 보면서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현실은 어떠하며 연구원에서도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는 단기간에 근절시키기는 어렵다. 지속적이고 강력한 예방 및 처벌의지와 인간존중에 대한 가치관 재정립, 안전 공동체 조성 노력, 처벌 강화 등 사회구조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연구원은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아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 예방과 근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다양한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포럼 역시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 사업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1인가구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우리 사회의 주도적인 삶의 형태로 부각되고 있다. 주택, 안전, 연금, 노령화 부문에서 각각 여성 1인가구 시대가 열릴 텐데 이를 위한 준비가 정책적으로 잘되고 있는지.

 “최근 1인 가구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2011년에는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우리 사회의 주도적인 삶의 형태로 부각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비혼, 이혼, 별거에 따른 단독가구, 그리고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1인 가구는 1인으로 이루어진 가계라는 점에서 여러 복지 정책에서 제외되고 있다. 1인 가구는 결혼을 하면 향후 2인 가구, 3인 가구가 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현재의 복지 정책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을 따로 떼어내면 많은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잠재적 가족의 개념에 임시적으로 넣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혼 1인 가구를 위한 대책으로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포괄하는 가족친화사회환경 조성, 지역사회 연대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정책 추진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에서도 저출산·고령화와 100세 시대 대비 정책과 연계하여 1인 가구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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