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현대차그룹의 비상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현대차의 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해외시장 선전을 위한 전초기지가 되어 주어야 할 국내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벤츠의 경우 저가형 차종 보급을 늘리며 국내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던 폭스바겐 역시 봄부터는 신차종 보급을 늘리며 본격적인 판매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여전히 가성비 측면에서 볼 때 볼보와 함께 가장 인식이 좋은 차종인 만큼 점유율 증가가 확실시 된다.

국내 마이너 3사의 선전도 현대차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물론이고 쉐보레도 OEM 수입차 등을 비롯해 더욱 다양한 차종으로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을 상대해야 할 현대차그룹에서는 작년 후반 신차종이 매말랐던 기억을 없애고 풍부한 신차종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SNS 상에서의 부정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고 신차종의 경우에도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어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역시 만만찮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가 겹치면서 더욱 쉽지 않은 시장이 되고 있다.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이나 수출 주도 완성차의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멕시코 기아차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의 미국 수출에도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본래부터 워낙 치열한 시장이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산 전기차 애착으로 북경현대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중국 생산 판매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신차 생산을 향후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중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럽 시장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은 디젤게이트 속에서도 작년 세계 1위 생산이라는 기염을 토햇다. BMW나 벤츠 등은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굳히기 작전에 돌입했다. 시장 확대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안팎에서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절대절명의 시기에 현대차그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미국과 중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돌파할 수 있는 현명하고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철저한 준비로 타이밍에 맞는 신차종 출시와 세밀한 판매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각 시장별로 별동대 운영을 통해 더욱 철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이 이뤄져야 하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최적의 대책도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둘째 신시장에 대한 개척이 필요하다. 특히 급격한 시장 확대와 신차 판매율 증가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시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에서 성적이 현대차그룹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데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이미 90%의 점유율을 가진 일본차를 상대로 어떻게 하면 틈새를 벌리면서 또아리를 틀 수 있는지는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필요에 따라 새로운 공장 설립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당장 인도네시아 시장만 해도 신차 시장이 120만대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고 기아 카니발 등 당장 시장에 내놓아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차종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빨리 동남아팀을 운영해 적극적인 시장분석과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셋째로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선진국 대비 떨어지는 연구개발에 총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국 대비 약 3년 이상의 격차가 예상되는 만큼 간격을 좁히고 싸울 수 있는 기종이 나와야 한다.

넷째, 내부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기존의 상명하복식 관행과 무조건적인 업무 하달방식은 지금의 시대와 많이 맞지 않는다. 소비자를 고려하는 적극적인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고 정부와 더불어 주도적으로 자동차 소비자 운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부정적인 소비자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가 하는 문제는 충성도 상승은 물론 자동차 판매율에도 즉각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연례행사인 노조파업을 어떻게 관리하는 가도 핵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다른 요소가 좋아도 노조파업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내부시스템의 실질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한다. 동시에 정부와의 공조도 중요한 항목일 것이다.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실질적인 상생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사례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산 승용차까지 나타날 정도로 경쟁력 있는 타차종 수가 점차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묘약을 찾아서 새로운 제2의 도약을 성취하기를 바란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를 바란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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