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SK가 삼성에 이어 조만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공식 탈퇴 절차를 밟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그룹이 전경련을 공식 탈퇴하면 전경련의 주축인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만 전경련에 남게 된다. 현대차 그룹도 올해 전경련 회부를 납부하지 않기로 하고 그룹 내부에서 전경련 탈퇴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SK그룹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관계를 정리함에 따라 언론 등에서 'SK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그룹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식 취급해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그룹은 이미 전경련에 대한 회비를 내지 않고 있으며 전경련과 관련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그룹에선 사실상 전경련을 탈퇴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유보적'이라고 보는 듯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탈퇴원 제출'이라는 형식을 취하지 않았을뿐 SK그룹은 이미 전경련과는 선을 그었다는 의미다.

SK 관계자는 "이 같은 입장을 대내외 모두로 부터 인정받기 위해 탈퇴원을 공식 제출할 것인지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최종 의견을 조율한 후 태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SK그룹은 전경련과 관련한 업무를 대외협력(CR) 조직에서 담당해왔다. 

CR파트 관계자 역시 "전경련 탈퇴원 제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이미 사실상 탈퇴했기 때문에 일정이나 형식의 선택만 남은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삼성은 전자를 비롯한 15개 계열사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공식 탈퇴원을 제출함에 따라 전경련과 맺은 56년 인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전경련 탈퇴를 공식화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디스플레이, SDI, 전기, 물산, 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중공업, 에스원 등 모든 계열사가 탈퇴원을 제출했다.

삼성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언급된 삼성그룹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전경련 탈퇴 선언을 서면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최순실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해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 앞으로 전경련에 대한 개인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기부금도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전경련은 국내 600여개 기업 및 단체로부터 매년 약 400억원 회비를 받아 운영된다. 회원사 중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200여억원을 내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