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지난해 대우건설 영업실적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4분기 실적에 앞으로 예상되는 잠재 부실까지 포함했기 때문으로 적자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이 같은 행보가 향후 진행될 회사 매각이나 올해년도 실적발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 부실 가능성을 떨쳐냈기 때문이란 이유로, 일각에선 향후 수년간 대우건설이 수조원대 영업흑자를 기록 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 빅 3중 한 곳인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신기술을 등록·보유한 업체이다. 총 24개 신기술을 갖고 있는데 2위 업체인 현대건설(21개)을 제외하면 여타 대형건설사 중 20개 이상 신기술을 등록·보유한 업체도 없다.

또한 대우건설은 건설업 불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주택 부문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뒀다. 총 2만 8666가구를 분양해 분양 가구수 기준 1위에 오른 것이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아직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대건설 등 경쟁사가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등 호재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4분기에만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소식만이 전해지고 있다.

잠재부실까지 포함시켜

대우건설 실적 공개가 늦쳐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3분기 회계보고서 작성 당시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을 통보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당시 안진 측은 대우건설 준공예정원가 통제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의견거절이 한 번 더 나올 경우 대우건설로서는 상장폐지 검토라는 최악의 상황에도 내몰릴 수 있다. 이 경우 올해로 예상됐던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까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렇기에 대우건설은 국내는 물론 해외 현장에 대한 실사 인력을 대폭 확대했고 상당히 보수적인 기준에서 회계 처리를 진행했다.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에 여타 건설사들에 비해 실적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저인망식 회계감사 영향은 실적지표 악화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향후 예상되는 해외현장의 잠재 부실을 4분기 실적에 모두 포함시켰기 때문으로 3분기 기준 매출에 포함됐던 2조원대 미청구공사가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최대 관심거리로 꼽힌다.

업계 내에선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영업이익 2641억원이 4분기 실적 포함 후 수천억원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기별 기준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2013년 4분기 이래 12분기 만이 된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에 대한 시장 전망은 결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재무 불확실성 이슈를 이번 기회에 털어버리게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업계 일각에선 “대우건설이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낼 경우 향후 3~5년 동안은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대우건설 측의 이 같은 행보를 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어닝쇼크로 시장의 재무 불신만 해결이 되면 매각작업 진행은 더욱 쉬워질수 있는 탓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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