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식음료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낙인됐던 미투제품. 미투제품은 하나의 제품이 인기를 끌며 업계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면 유행에 편승한 미투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원조 제품의 인기를 빼앗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미투제품은 별도의 연구 개발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단기가 매출을 높이는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미투제품이 경쟁을 부추겨 시장 규모를 늘리는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한 미투제품 범람은 소비자의 오인을 부추기거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더해 주곤 한다.

지난해 12월 26일 빙그레는 자사의 바나나맛 우유 용기, 디자인과 유사한 바나나맛젤리 제품을 제조 판매한 다이식품과 한국금차도, 준 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들은 바나나맛 젤리를 제조 및 유통하는 업체들로 지난해 연말 빙그레로부터 부정경쟁방지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미투제품이 법정 다툼까지 이어간 최근 사례다.

당시 빙그레는 바나나맛 젤리의 포장과 내용물이 자신들의 바나나맛 우유 고유의 용기 디자인과 흡사하다는 이유를 들어 "상표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은 3개 회사가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는 빙그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43년 역사를 지닌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독특한 외관 디자인을 인정하고 이들 중소업체가 외관과 젤리 모양 모두 유사하게 만들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출처표시기능을 손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1974년에 출시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용기는 외관형태, 디자인 등이 독특하며 이를 일관되게 사용해 온 점 등을 들어 출시표기 기능과 주지, 저명성을 획득했으며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3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빙그레가 소송을 낼 수밖에 없었다”며 “미투전략은 베끼기 전략과 차이가 있다. 미투전략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비슷한 카테고리의 유사상품을 내놓는 것으로 베끼기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 우리 제품인 메로나를 모방한 제품도 시중에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에 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져 법적대응은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이후 품귀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끌자 제과업제들은 잇달아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주류업계에서는 롯데주류가 출시한 과일맛을 첨가한 과일소주가 열풍을 일으키자 타사에서도 수많은 과일 소주가 출시됐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정 바나나가 인기를 끌자 바나나를 이용한 미투제품들이 출현하는 등 식음료 업체는 미투제품을 내놓아 최신 트렌드를 따라 가기 바쁘다.

한 소비자는 “미투제품은 원조 제품의 이름, 모양, 맛, 다지인 등을 모방해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이중 어느 제품의 맛이 더 나은 지를 꼼꼼하게 비교하게 되는 수고로움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업체들이 제품 R&D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 너무 쉽게 디자인을 베껴 단기간의 마케팅 효과를 얻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특히 중소업체들의 제품을 대기업이 베껴 빼앗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므로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제품들에 대해서는 소비자 단체들의 불매 운동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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