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석 동아쏘시오 회장과 강신호 명예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동아쏘시아그룹이 업계 1위 탈환을 위한 채비를 거의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카스 신화’의 주인공 강신호 명예회장의 일선 후퇴와 강정석 신임 회장 취임을 시작으로 새롭게 열린 복제약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과 관련해서도 개발자 중심·성과 중심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조직원들의 사기부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동아쏘시아그룹은 강신호 회장의 명예회장으로의 영전 소식을 발표했다. 다음날인 2일에는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부회장의 회장 승진 사실을 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약업계 내 유행처럼 번진 오너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동아쏘시오에서도 나타난 것.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오너가 자제들에 대한 일방적인 ‘부의 대물림’이자, 경영능력도 검증되지 못한 ‘부적절한 인사’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다만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강정석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이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보고 있다. 후계자로서 강정석 회장이 이미 어느 정도 그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강정석 회장은 강신호 명예회장의 4남으로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 경영관리팀장과 메디컬사업본부장을 거쳐 동아오츠카·동아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의 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2013년부터 추진된 지주회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회장 승진과 관련해서도 '성공적인 지주자 전환에 따른 결과'라는 게 회사 주변의 일반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강 회장은 이미 실질적인 경영권 역시 확보해 놓은 상태다.
2016년 6월 원료의약품 생산회사인 에스티팜의 상장에 성공한 뒤 에스티팜 지분과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율을 26.5%까지 확대한 것으로 현재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또한 강 회장은 자신을 도와 향후 그룹을 이끌어 나갈 사장단 인사 역시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강 회장은 전문의약품 회사인 동아에스티 사장에 민장성(49) 동아오츠카 사장을, 일반의약품(OTC) 회사인 동아제약 사장으로 최호진(51) 마케팅실장을 승진 임명했다. 이어 동아오츠카 사장에 양동영(55세) 동아오츠카 영업본부장을, 통합인프라 제공 사업 등을 벌이고 있는 계열사 IT기업인 DA인포메이션 사장에 채홍기(53세)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관리본부장을 임명했다. 그는 또 동아쏘시오홀딩스 신임 사장으로 한종현(49세) 전 M.I.Tech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1964년생으로 올해로 만 52세인 강정석 회장이 그 주변을 또래들로 채운 것이다.

강 회장의 CEO 세대교체에 대해선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사장단을 교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젊은 조직문화 구축을 통한 역동적인 그룹으로 도약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의견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업계 내에선 타 업종과 다른 제약업계의 특성상 오너가로 경영권 승계가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상당하다. 제약사의 장기적 미래가 달려 있는 신약개발의 경우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십수년 이상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단기 실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이 같은 투자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신약개발에 총력, 복제약 경쟁에도 사활 걸어

조직을 젊게 일신하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강정석 회장에게 있어 당면한 과제로는 핵심 계열사들의 수익성 회복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아쏘시오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인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2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소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억원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도 동아쏘시오그룹이 업계 1위로 재도약하기 위해선 신약 개발 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 복제약 경쟁 등 돈이 되는 사업에서 경쟁사들보다 앞서가야 할 것이라 조언 중이다.

실제 강 회장 또한 이들 두 부분에 있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신약개발과 관련 성과주의를 강조하며 그 공로를 개발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은 지난해 말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로와 이뤄진 약 635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건 관련 그 공로를 윤태영 동아쏘시아홀딩스 혁신신약연구소 소장 연구팀에게 모두 넘겼다.

올해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만성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와 관련해서도 동아에스티에서 이미 복제약 개발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약품은 2015년에만 국내서 1100억원대 실적을 올린 대형 약이다.

한편 강 회장은 소비자 부분에 있어 동아제약이 가진 강점을 지속적으로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동아제약은 소비자 권익증진에 공로를 인정 받으며,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제21회 소비자의 날’ 맞이 대통령표창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2010년 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 도입한 후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이 같은 활동 등을 통한 대외 이미지 상승을 꾸준히 도모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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