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미국 월가에서 ‘트럼프 경기부양정책’의 실효성을 놓고 회의론이 점차 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중 약속한 ‘경기 부양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 근로자들을 사로잡은 공약이 말 그대로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공약한 경기 부양책은 가계를 상대로 소득세를 낮춰 가처분 소득을 높이고, 법인세를 35%에서 15%로 줄여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정부가 학교·고속도로·공항 등 인프라에 1조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 지출을 늘려 성장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모건스탠리 소속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취임 선서를 함에 따라, 우리는 선거 승리 이후의 들뜬 분위기에서 벗어나 통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점차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올해 3분기를 전후한 시기에 세제 개혁, 확대재정정책을 실행한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지만 제대로 될지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초대내각의 재무장관 후보(스티븐 므누신)을 배출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 담당 스트래터지스트도 보고서에서 “펀드 매니저들의 정서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불안(unsettled)”이라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고객들도 트럼프호 출범 이후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린제이 그룹의 피터 부크바 마켓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시장 지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상관 관계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소비자 신뢰(consumer confidence)가 상승한 것은 트럼프 효과 때문이었다”며 “이러한 신뢰는 작년 12월 급등했지만 올해 1월 다시 가라앉았다(flattened). 주식 시장도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불안감은 달러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올해 1월초까지 유로화, 엔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에 비해 급등했다.

하지만 현재는 강달러 기류가 한풀 꺾인 데다 엔화, 파운드화를 비롯한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3일 0.7%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8% 이상 상승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다우지수는 2만선 돌파의 기대감을 높인 적도 있다.

그러나 대선 당일인 작년 11월 8일부터 올해 1월 6일 사이에 가파르게 오른 주가는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올해 경제전망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 목표상단은 2500, 하단은 2275로 큰 폭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이날 6.11포인트(0.27%) 내린 2265.20에 거래를 마쳤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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