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금강제화가 연초부터 일본 리갈의 상표도용 소송 제기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구두업체 리갈코포레이션은 금강이 ‘REGAL’ 표장과 부츠마크, 라벨, 태그 등을 무단 사용해 부정경쟁 방지법을 위반하고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당 행위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 및 상표 등록 무효심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리갈 구두는 1800년대 말부터 미국 리갈 슈 컴퍼니에서 생산한 게 원조다. 1905년에 상표 등록돼 1961년에는 브라운 그룹이 리갈 슈 컴퍼니를 합병하면서 리갈 구두를 앞세워 연간 5000만족 이상의 신발을 생산하는 미국내 신발 판매 1위 회사였다.

일본의 리갈코포레이션은 같은해 브라운그룹으로보터 구두 제조 기술 지원 및 리갈 상표의 일본내 독점적 제조 및 판매권을 부여받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리갈코포레이션의 리갈 소유권은 확대됐다. 한국과 홍콩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의 독점 판매권을 확득하는 데도 성공했으며 1990년에는 미국 , 푸에르토리코, 캐나다를 제외한 주요국의 상표권은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갈코포레이션은 금강이 1971년부터 약 20년간 리갈코포레이션에 구두 일본 부분을 위탁 생산해 납품해왔다.

최근 리갈코포레이션은 “한국에서는 금강제화가 1982년에 ‘REGAL’ 표장을, 1986년에는 부츠마크 상표를 일방적으로 출원해 이를 자사 제품에 무단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35년 가까이 상표권을 선점한 혜택을 누려온 셈이다.

리갈코포레이션은 금강 측에 오랫 동안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진전이 없었고 오히려 금강이 같은 구두 디자인과 판촉 기획 등 지적 재산권까지 무단 도용했다며 이번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강은 리갈 상표 사용은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18일 “1982년부터 국내에 정식으로 상표 등록을 마치고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또 "리갈 상표 등록을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한 사실이 없다”면서 “리갈코포레이션 측도 그동안 사전에 어떠한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금강은 법무법인을 통해 세부 내용을 확인한 후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표권은 IP5(Intellectual Property5)로 꼽히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한국의 사례를 사칭해 유사 브랜드가 없다고 판단되면 등록이 가능하다”며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던 1980년대의 경우 이웃 국가인 일본에 대한 서칭이 꼼꼼히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제화의 상표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강제화의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표권 도용에 관한 법적 해석을 떠나 국내 대표 제화기업의 주력 상품의 뿌리가 미국과 일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성 악화에 곪머리를 앓고 있는 금강제화 3세 김정훈 부사장에게 있어 리갈은 제화명가의 위상을 지켜가는 대표적인 이미지였다는 점에서 이번에 리갈 상표권 분쟁에 휩싸이게 된 것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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