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쿠첸 압력밥솥에서 불길이 솟아올라 소비자가 ‘화들짝’ 놀라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소비자 피해 발생 후 쿠첸 측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지적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지난해 12월 집에서 멀쩡히 사용하던 쿠첸 전기밥솥(모델명: LB0603FR)이 원인 모를 발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재했다.

A씨는 “현관을 열자 거실 부엌에서 연기가 자욱하고 유독가스 냄새가 매우 심하게 나고 있었다. 밥솥 하단에서 불길이 치솟았던 것”이라며 “주변으로 불이 막 옮겨 붙기 시작해 급히 화재를 진압했다”고 당시의 아찔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발화한 밭솥은 전기코드만 연결되어 있었을 뿐 밥을 짓던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이어 “보통 가전제품은 전선이 누전돼 화재가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쿠첸 밥솥은 전선은 멀쩡하고 밥솥 안에서 쇠가 녹을 정도로 열을 내며 불이 났다”며 “쿠첸 밥솥을 사용하시는 고객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때는 꼭 보온으로도 전원 켜놓지 말아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 B씨는  “우리 집에서도 사고가 발생한 제품과 같은 모델의 밥솥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모델이 제품 결함이라 화재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사측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너무 놀라 쿠첸 측에 사고를 접수하니 위로금으로 50만원을 제시하고는 제품만 수거해 가려고 했다”며 “이와 함께 보험처리를 해주겠다며 그저 사고를 덮는 데만 급급해보였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재까지도 해당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보상안도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첸 관계자는 이번 발화 건 관련 “사고가 접수된 후 당일 방문해 사과하고 제품의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회수를 요청 드렸다”며 “그러나 소비자가 이를 거부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명확한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제품 수거가 필요하다”며 “다만 이 모델의 경우 이번에 발생한 화재가 첫 화재 건으로, 평소 별 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보상금액 부분에 있어 워낙 고액이라 보험사 처리를 안내드렸던 것”이라며 “현재 소비자에 국과수나 소방과학연구원 등 제3기관에 의뢰해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쿠첸은 지난해 8월에도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에서 전기밥솥 전선부위에서 화재가 발생, 집 내부와 가재도구 등이 불에 타는 사고와 관련 손해배상액을 지급한 바 있다. 

당시 서울고법 민사5부는 발화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화재의 외부요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전기밥솥 전선 부위에서 최초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 소비자에게 638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7월에는 본지에 '쿠첸의 최신식 압력밥솥 제품을 구매했다가 화재가 발생해 큰 불편을 겪었다'는 소비자의 제보가 접수되기도 했다.

쿠첸 제품에서 발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꾸 화재 사고가 나니 쿠첸의 제품을 못 믿겠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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