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2017년을 이끌어 갈 소비트렌드로 ‘4A’를 선정됐다. 4A는 Alone(1코노미·1인가구), Across(남녀노소 경계 없는 쇼핑), Analog(아날로그적 감성의 여유·힐링), Active senior(활동적 시니어)의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키워드로, 개인의 행복과 개성을 중시하며 순간순간을 즐기는 ‘취향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나홀로 한끼 챙겨라

2016년은 혼밥 혼술로 대표되는 ‘혼술남녀’가 인기를 끌었다. 1인 가구 시대의 도래로 소비자들은 맛도 있으면서 영양까지 놓치지 않는 간편식을 선호한다. 이런 기세를 몰아 국내 간편식 시장은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 라면시장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2016년 간편식 열풍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1인 가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한다.

1990년 9%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이제는 2인 가구보다 많아져 가장 흔한 가구 형재가 됐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된다.

이들은 나홀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거창하게 식탁을 차리는 일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맞벌이 가정도 증가하면서 외부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집에서 요리를 할 시간이 없다 보니 사먹어야 되는데 외식보다 간편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게 됐다.

간편식은 도식락처럼 포장을 뜯으면 별도의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dady to Eat), 전자레인지나 가열을 통해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전처리된 식재료를 가지고 간단한 조리 과정이 필요한 RTC(Ready to Cook)로 나뉘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편의점 도시락은 간편식 시장의 격전지였다. CU는 2015년 12월 백종원씨와 함께 기획한 ‘한판 도시락’ ‘매콤 불고기 정식’ 등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8월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2.98배 증가했다.

GS25도 '김혜자 바삭 불고기‘. ’마이홍 치킨도시락‘ 등이 매출 상위 품목 10위권에 오르고 세븐일레븐의 ’헤리 11찬 도시락‘이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다.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본도시락은 브랜드 출범 4년 만에 매장 수 200개를 돌파했다.

기존의 인기 상품인 햇반에 국이나 메인 요리를 곁들인 CJ컵반은 출시 1년 만에 1200만개가 팔렸다. 이마트의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는 2016년 상반기 매출액이 780억원을 기록해 이마트의 쌀 매출액 67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간편식 시장은 어떻게 성장할까.

2017년 간편식 시장은 간편하지만 대충이 아닌, 프리미엄화와 다양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혼자 살수록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간편식도 영양학적 균형과 맛을 높인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미 일본 프리미엄 도시락 프랜차이즈 호토모토가 4년간의 시장조사를 마치고 2016년 5월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중이며 O2O와 결합한 프리미엄 도시락 업체 배민프레시는 300%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간편식의 프리미엄화에 발맞춰 유명 요리 블로거나 셰프의 노하우가 들어간 도시락, 반찬 등이 다채롭게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소비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간편식 시장도 더욱 세분화될 예정이다. 특히 다이어트 식단을 배달해주는 업체들이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발 맞추면서 더욱 다양화된 간편식 메뉴가 등장할 예정이다.

화학제품은 가라 노케미족 등장

2016년은 옥시 사태로 소비자들이 화학제품 자체를 거부하는 트렌드가 생긴 한 해 였다.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라는 화학 성분이 많은 소비자의 목숨까지 앗아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장품, 물티슈, 치약 등에도 위험한 화학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화학제품 포비아 현상이 심화됐다. 

아예 화학제품을 거부하고 천연 성분으로 이루어진 제품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노케미족까지 등장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화학제품을 첨가한 생활용품 판매는 2016년 급감한 반면 천연세제를 만드는 재료들의 매출은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도 식초와 구연산, 베이킹소다, 밀가루, 소금 등 세제나 탈취제를 만드는 식재료들의 판매가 매달 20~30%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친환경 세제와 유기농 제품에 대한 판매도 상승세다. CJ오쇼핑은 프랑스 친환경 세제 ‘피에르 다르장’을 2016년 6월 이후 2만6000여개 판매했으며 현대홈쇼핑은 구성 원료의 98% 이상이 천연 자연유래 성분을 함유한 치약 ‘덴탈매스미르’를 선보이기도 했다.

옥시 사태 이후 독일 천연 화장품 브랜드 벨레다의 어린이 치약은 일반 성인용 시판 치약보다 10배 가량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3개월 만에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화학물질을 아ㅖ 안 쓸 수는 없다. 이미 대부분의 생활용품들이 화학 제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써야 하는 경우 소비자들은 직접 성문을확인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정보 제공 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는 다운로드 수 300만을 넘어섰다. 따라서 2017년에도 소비자들은 직접 제품 라벨의 성분명과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으며 정보수집에 여념이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남녀노소 경계 없는 쇼핑…아날로그 감성의 여유·힐링 중요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취향소비 확산에 따라 틀에 박힌 쇼핑의 성 구별이 사라지면서 남녀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른바 ‘남녀노소 경계 없는 크로스 쇼핑’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옥션에서는 여성 못지 않게 외모를 가꾸거나 살림에 적극적인 남성들이 크게 늘며, 크림이나 마스크팩 등 수분∙보습 화장품의 남성 구매율이 전년 대비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 

DIY·가구리폼이나 의류관리기 등 인테리어∙청소∙요리 용품의 남성 구매율도 최대 3배 이상 올랐다. 남성의 전유물이란 인식이 강했던 아이템을 찾는 여성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게임기와 웨이트기구의 여성 구매율은 각각 17%, 21% 늘었다. 셀프 열풍과 함께 직접 차량정비에 나선 여성들도 늘며 타이어·오일·부품에 대한 여성 구매율도 12% 증가했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의 여가활동을 통해 여유와 힐링을 추구하는 아날로그족들이 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트테라피 상품이나 향기 관련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 온라인 쇼핌몰에서는 지난해 힐링 취미로 손꼽히는 미술용품이 전년 대비 133% 급증했고, 컬러링북도 71% 오르며 큰 인기를 얻었다. 기분 좋은 향을 통해 안식과 안티 스트레스 효과를 주는 힐링 아이템인 향초·아로마·디퓨저는 41% 증가했다. 

또 바쁜 일상 속 삶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여행 상품 소비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옥션에서는 여행·항공권 판매가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국내여행과 해외여행도 각각 93%, 76%씩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5060 활동적 시니어족을 노려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과 레저, 스포츠, 문화 등 시니어 관련 산업 규모가 2010년 27조3800억원에서 2020년에는 72조8305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 후에도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는 5060 세대들이 늘면서, 여행과 건강 관련 품목에서의 소비 활동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5060 세대의 여행·항공권 판매가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또 체력 및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다이어트식품 판매도 28% 증가했고, 헬스기구와 수영용품은 각 42%, 33%씩 늘었다. 

옥션 마케팅실 임정환 실장은 “불경기의 장기화와 각종 사회적 이슈 속에서도 개인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현재의 삶을 즐기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될 전망”이라며 “올 한해 내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1코노미족부터 크로스족, 아날로그족, 시니어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족들을 위한 상품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재’ 소비 주역으로 떠올라

2016년에는 ‘아재’ ‘아재 개그’등의 단어가 친근한 언어로 떠올랐다. 경제적 여유와 더불어 젊은 세대 못지 않은 감수성을 가진 아재들은 2017년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패션, 유통, 화장품 등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중요한 소비 계층으로 20대가 주목을 받았지만 20대의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40대가 시장의 활력을 가져다 줄 구원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40대가 근엄하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권위를 가지던 시대는 지났다. 가족에 대한 부양 의무도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아재, 친구 같은 아재들이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해가면서 소비의 주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O2O’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숙박, 세탁, 음식점까지 문야 확대

O2O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는 현상이다. O2O는 스마트폰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받아 오프라인으로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O2O 서비스는 몇 년 전까지 기술에 불과했지만 2016년부터 사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O2O 서비스는 교통과 식음료 시장을 시작으로 숙박, 세탁, 음식점까지 그 분야가 확대되었다. 2016년 상반기에 ‘요기요’는 전년 동기 대비 117%, ‘배달통’은 55%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0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의 민족’은 2016년에는 거래액 2조원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2016년에는 카카오택시가 등장하면서 카카오가 콜택시 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2017년 카카오는 모바일 선부문 서비스 카카오오더와 카카오 대리 등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세탁이나 청소를 대행해주는 홈서비스 시장, 농산물 유통시장, 헬스케어 등으로도 O2O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O2O 서비스는 소비자가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하거나 검색할 필요도 없다. 공급자도 소비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타깃을 찾아나설 필요가 없다. 소비자와 공급자를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 없이 간편하게 이어준다는 점이 O2O 서비스가 확산되는 배경이다.

네트워킹 연결로 유통비용이 절감되어 원가를 낮추게 된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O2O 앱을 찾게 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시킨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존 가정에서 해결하던 서비스를 외주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O2O 서비스는 그런 점에서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여유 시간을 파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주로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세대들은 일종의 클릭으로 원하는 것을 것을 수 있는 O2O 앱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할 것이다.

중국에서는 마사지, 육아, 의료까지 O2O 서비스 앱을 이용하는 등 분야가 다양화되고 있다. 또 이들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소비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서비스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젠드라이브’는 자동으로 과속 등의 운전 습관을 체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안전 운정을 하는 운전 기사에게 보혐료를 할인해 준다. ‘우버’나 ‘아마존’은 젠드라이브를 통해 운전 기사의 운전 태도를 파악한 후 연봉에 반영한다고 한다.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갖고 싶은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만큼 O2O 서비스의 개인맞춤 시대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2017 자동차 핵심 트렌드는 배터리전기차

‘2017 글로벌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자동차산업을 이끌 핵심 트렌드로 배터리전기차가 선정됐다.

세계 42개국 1000여명의 자동차산업 경영진들과 2400여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배터리전기차'(BEV)가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가장 핵심 트렌드로 꼽혔던 ‘연결성·디지털화’가 2위로 떨어지고, ‘수소연료 전기’(FCEV)가 3위에 뽑혔다. 디터 베커 KPMG 글로벌자동차산업부문 리더는 “전기차(e-Mobility)가 올해 주요 트렌드가 된 배경은 현재 자동차산업 내 강력한 환경 규제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질소산화물 배출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디젤차’의 전망은 어두웠다. 자동차산업 경영진의 절반 이상은 ‘디젤’이 완성차업체 포트폴리오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전통적 구동기술이 될 것으로 봤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내연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총비용(TCO) 차원에서 높았지만 자동차산업 경영진들은 향후 5년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53%)와 내연기관 및 풀 하이브리드(52%)에 높은 투자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임원들은 디지털 생태계도 주목했다. 응답자의 85%는 자동차를 둘러싼 디지털 생태계로 인한 수익이 자동차 자체에서 나온 수익보다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고, 71%는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현재의 시장점유율 산정은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커는 “자율 주행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자동차가 어떠한 동력원으로 구동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자율 주행으로 확보되는 소비자들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위승훈 삼성KPMG 자동차산업본부 부대표는 “전기차 등 요인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2030년에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40%가 중국시장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 경제가 신흥시장에서 성숙시장으로 진입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을 넘어서는 자동차 소비·제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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