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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수가 거부된 그랜저IG 차량의 이력을 숨기고 재판매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품질하자가 아니라면서도 인수 거부 사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웠다는 비판이다.

지난 17일 한 시사지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 박모씨는 이달 9일 현대차에서 '최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풀옵션' 사양의 그랜저 IG를 인수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차량 확인 후 인수거부를 고민했다. 인수받은 차량의 썬루프 뒷유리 부분에 하얀 가루가 뿌옇게 묻어있던 것. 고민하던 그에게 딜러는 “해당 차종의 인기가 높아 다른 차량으로 교환 받기 위해서는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인수거부를 말렸다.

문제는 그 후 발생했다. 보험계약 후 딜러가 임시번호판을 신청했는데 "해당 차량이 이미 두 달 전 출고됐고 인수거부 됐던 이력이 있어 임시번호판을 달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박씨는 “차량 인수 후 임시번호판을 달지 않고 바로 차량을 등록했다면 어쩔 뻔 했냐”며 “대리점에선 신차로 교환해주겠다 했지만 이미 신뢰가 깨져 다른 차를 살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임시번호판을 달지 않고 바로 정식 차량 등록을 하게 되면 소유권이 소비자에 있어 교환이나 환불이 어려워진다. 반면 임시번호판을 장착한 차량은 소유권이 차량 제조사에 있기 때문에 차량 결함 시 인수를 거절할 수 있다.

소비자가 임시번호판을 등록한 뒤 차량 인수거부를 결정한 것은 차량 품질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기도 하다.

특히 그랜저IG 모델의 경우 인기 있는 차종이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품질에 이상이 있지 않는 한 인수가 거부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자동차 판매상은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거래가 불발된 차를 재판매할 경우 고객에게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소비자가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고,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차 측은 “인수거부차가 무조건 품질하자 차량일 것이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고객의 단순 변심으로 인한 인수거부일 가능성이 있다”며 “제품 하자의 경우 당연히 인수거부 이력과 함께 사유를 함께 고지해야 하지만 차량에 문제가 없다면 인수거부 차량 이력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단순 변심에 의한 인수거부시 이를 꼭 공개해야 할 법적 책임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단순 변심으로 인한 인수 거부차일 경우 제품에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 따로 고지하지 않고 판매해왔다”며 “향후에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취소 사유를 설명하는 등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라고 딜러들을 교육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측의 대응이 뒤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품질 하자가 없었던 차라 할지라도 소비자에게 차의 이력을 숨기는 것 자체가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임에도 이를 간과해 왔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신차의 기준을 놓고 등록시점부터 인지 출고나 인도시점부터인지 말이 많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산 후 처음으로 자신에게 온 차가 신차”라며 “인수거부에는 명백한 사유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는다면 논란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행태가 계속될 경우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 및 충성고객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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