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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받던 남성 육아휴직, 저출산 해법으로 부상선진국형 성공모델, 정재계 관심 늘어
김영 기자 | 승인 2017.01.17 14:56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낮은 결혼과 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갱신 중이다. 특히 저출산(또는 저출생)과 관련해선 향후 20년 안에 인구절벽이 찾아올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남성 육아휴직 의무 보장이다. 육아에 있어 여성의 부담을 줄여 출산을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프랑스와 스웨덴 등 서구 복지 선진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정책이기도 하다.

남성 육아휴직 확대 실시가 양성평등 실현은 물론 저출산의 해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수년 전부터 우리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 중 하나로 남성 육아휴직 확대 시행 및 보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 육아휴직제도만 해도 남성 공무원들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은 전체대상자(만 8세이하 자녀 둔 도청 공무원) 1233명(남성 821명, 여성 412명)의 8.27%인 102명에 그쳤다. 2015년의 육아휴직 신청비율 6.60%(1257명 중 83명 참여)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남성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단 18명에 불과, 대상자(821명)의 2.19%에 그쳤다. 여성 직원 중 대상자(412명)의 20.14%인 83명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정부 정책의 실효성 때문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남성의 육아휴직 신청 자체가 쉽지 않은 사회 풍토는 물론 육아휴직시 감내해야 할 경제적 손실 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육아휴직자 수가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표제공=뉴시스>

남성 육아휴직 보장하는 복지 선진국

유럽에서 출산율이 높은 국가들은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남성 육아휴직 보장에 특히 더 많은 관심을 쏟아 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77년부터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프랑스는 여성에게 육아휴직을 3년 동안 보장하고 첫째 아이 출산부터 6개월 동안 수당을 정상 지급한다. 2001년에는 ‘아버지휴가제도’가 법제화돼 아빠가 최대 14일 동안 임금의 100%를 받으며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됐다. 그로인해 프랑스의 출산율은 2014년 기준 출산율 1.98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프랑스 다음으로 출산율이 높은 스웨덴은 2000년대 들어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0년 1.54명에서 2012년 1.91명으로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스웨덴 역시 남편 육아휴직 정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나라다. 지난 1974년 스웨덴 정부는 세계최초로 아빠도 사용할 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도 초반에는 남성들이 집에 있는 것을 싫어했고, 남성 육아휴직을 권장하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을 엄마가 쓰게 했다.

그러자 스웨덴 정부는 당시 남편만 쓸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스웨덴 정부는 대기업에 다니든 프리랜서든 육아휴직 13개월까지는 급여의 80%를 지급하고, 나머지 3개월은 지정액을 지급해 아빠라면 누구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별도의 장려금을 지원했다.

세제·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일본 회사 카오(KAO)에서는 아이가 태어난 남성 직원에게 육아휴직 등을 소개하는 전단지를 나눠준다. 이어 육아휴직 첫 5일을 유급으로 인정해주는 등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 덕에 카오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4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업 평균(2.65%)에 비해 15배나 높은 수치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육아휴직 확대 시행을 공약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재계 관심 늘어

보수진영의 유력 차기 주자 중 한명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선을 향한 첫 번째 공약으로 육아휴직 기간 3년 연장 법안을 내놨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유 의원은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출산율이 개선될 조짐이 안보인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구조가 역삼각형으로 바뀌고, 국가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이같은 획기적 제도가 필요하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민간기업 근로자들도 육아휴직을 최장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행 만 8세까지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규정을 ‘만 18세’까지로 개정해 필요할 때 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성장 단계별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현행 1회 육아휴직을 3회에 걸쳐 분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올해 1월1일부터 ‘남성 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롯데그룹 남성 직원들은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의무적으로 한달 이상 육아휴직을 해야한다. 급여도 평소처럼 지급된다. 휴직 첫달에는 통상임금을 100% 보전해 휴직에 따른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롯데 측은 “우리나라 남성 직장인의 경우 조직 내 분위기 등 때문에 대체로 육아휴직 사용률이 매우 낮은데, ‘의무’로 남성 육아휴직을 규정함으로써 임직원 가족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다”며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롯데는 내년부터 여성 육아 휴직자들에게도 휴직 첫달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여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을 현재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늘릴 계획이라 언급했다.

경기도 가평군에서도 남성 육아휴직 실시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부가 확대한 남성육아 휴직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권장키로 한 것. 앞서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둘째 아이를 출산한 공무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현재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3개월간 지급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 일각에선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지원 확대 관련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육아휴직 확대 시행의 궁극적인 목표가 출산율 증가인데, 그에 앞서 주택 및 일자리 문제 등 결혼 및 출산에 있어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이 가득한 탓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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