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을 찾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국내 귀국 후 사실상의 대권 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보수라고 보기에도 애매하고, 진보라고도 할수 없을 듯한 어중간한 모습을 연일 보여주고 있다.

16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평화기념관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총장은 이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내용에 대해 기자들에게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부산에서 오전 10시 귀국 인사를 드렸다”며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눴고 대통령께서도 지난 10년간 많은 수고를 하고 온 것을 축하한다고 덕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도 직접 찾아뵈었어야 하는데 상황이 안돼 못 찾아뵌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용기를 갖고 잘 대처하라고 덕담했다”고 말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2015년 말 이루진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 “내용은 모르겠지만 만약 소녀상 철거와 관련됐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위안부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주는 내용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위안부 합의 직후 환영 입장을 밝혔던 것에 대해선 “제가 말한 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수십년 현안이 됐던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일간 합의를 이뤘다는 것을 평가한 것”이라며 “그건 환영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날 발언은 여전히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대중들에게 민감하게 여겨지는 위안부 합의 및 소녀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선 국민적 공감대에 부합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반 전 총장은 12일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가 필요하다”거 밝혔다. 한때 친박의 확실한 차기 주자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중도·보수세력 결집이 예상되는 이른바 ‘제3지대’의 유력 차기 후보로 떠오른 그다운 발언이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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