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SK그룹도 초긴장 상태다. 

SK는 긴장한 내색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특검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 정권과 거래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감지되면서 내심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SK와 CJ에 대해서는 ‘사면거래’ 의혹 등을 추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는 지난 2015년 8월 15일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특검의 추가 조사 언급에 대해 “아직 특검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내부 인사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내부는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나 SK그룹이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가 삼성과 전혀 다른 의혹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를 마무리 지은 특검이 칼날을 자신들에게 정조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SK는 사면거래 의혹이 불거진 당시부터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최 회장의 특별사면을 미리 알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르·K스포츠 두 재단에 출연을 대가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게 SK측 입장이다. 이를 근거로 뇌물의 성격은 전혀 없고 단지 준조세의 성격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번 국조 특위에 출석한 SK 최태원 회장은 사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대가성이 없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등과 사면 등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기업들의 정황이 상당수 드러난 만큼 총수들이 특검팀의 조사를 받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특검팀은 2015년 8월13일 단행된 최태원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과 이후 SK그룹이 진행한 미르·K스포츠재단 111억원 출연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먼저 특검팀은 2015년 8월10일 복역 중이던 최 회장과 김영태 당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이 접견하면서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에 주목하고 있다. 

이 녹취에는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숙제가 있다’는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결정했고,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게다가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8월13일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듬해인 2016년 1월 14일에도 안 전 수석에게 새해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최태원 회장 사면 복권 시켜준 은혜 잊지 않고…”라고 재차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형식적인 감사 인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이 사면 업무와는 무관한 안 전 수석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이 드러나면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 측은 만약 최 회장의 사면을 청탁하기 위한 뇌물의 성격이 있었다면 본래 정해진 할당 비율보다 많은 출연금을 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기존 공익 재단 출연 때와 마찬가지로 할당된 비율대로 출연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그룹은 그러면서 특검의 추가 조사에 차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오늘 특검의 발표는 추가 조사를 확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읽혔다”라면서도 “특검 일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왈가왈부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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