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계 기업 3곳의 대결로 좁혀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2일 마감된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는 △중국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 △중국 항공부품회사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 △화학회사 ‘지프로’ 등 중국 기업 3곳이 참여했다. 당초 예비입찰에 서류를 제출해 적격예비인수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계 링롱타이어와 인도 아폴로타이어는 최종 단계에서 불참했다.

이번 매각대상은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500원으로, 채권단 보유 지분 시가는 약 60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매각가격이 8000억~1조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다. 업계에 따르면 SAIC는 이번 입찰 참여한 업체 중 가장 큰 금액인 1조원 가량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SAIC는 중국 국유기업인 ‘항톈과학기술그룹(CASC)’의 자회사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AIC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기술유출과 구조조정 등으로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2004년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장기투자와 고용안정을 약속했지만, 자동차 기술력만 빼돌리고 직원 2646명을 정리해고 했다. 

앞으로 채권단은 인수후보들이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평가를 거쳐 세 곳 중의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가격과 조건을 통보하고 인수 의향을 타진할 예정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재 업계 최대 관심은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이 원하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박 회장이 가진 우선매수권에는 개열사나 제 3자 컨소시엄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인수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이며, 앞으로 박 회장은 1조원 가량을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7228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 바 있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권단 역시 금호타이어 매각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가격만 보고 외국 자본에 국내 산업시설을 넘기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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