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교원그룹과 바디프랜드가 직수형 정수기 디자인과 특허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바디프랜드와 정수기 개발 및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피코그램은 안마의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중견가전기업인 바디프랜드가 중소기업인 피코그램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음해성 정보로 영업방해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제보를 해왔다.

피코그램에 따르면, 2014년 6월 1일 피코그램은 정수기 필터 및 부품 제조 후 바디프랜드에게 납품하며 바디프랜드는 해당 정수기의 독점 판매권을 소유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정수기의 상표권 및 디자인권은 바디프랜드의 소유로 하나 상표, 디자인 권리가 바디프랜드에게 존속하는 한 피코그램에게 통상 실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정수기의 기술(잔압배수 및 출수차단)에 대한 신규 특허권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기로 하고 해당 계약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간 보유하기로 했다. 

따라서 본 계약은 2014년 6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고 2016년 5월 31일에 계약이 만료됐다.

바디프랜드와 피코그램은 2014년 6월 ‘다이아프램형 밸브를 구성하는 정수기’라는 명칭의 특허와 2014년 9월에는 ‘직수형 정수기’라는 명칭의 특허를 출원했으나 특허 결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피코그램이 제조해 납품받은 정수기를 “W정수기‘라는 명칭으로 핀매해왔다.

피코그램은 “2015년 11월 6일 바디프랜드는 피코그램 자사의 정수기를 납품하려는 대형 유통업체(이마트)를 상대로 내용증명서를 발송하는 등 1차 영업방해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코그램은 또 “바디프랜드가 대형 유통업체에게 ‘피코그램의 정수기는 바디프랜드 정수기의 디자인을 침해했으며 대형 유통채널에서 피코그램 정수기를 납품. 판매하는 것은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피코그램은 "2016년 6월과 8월에도 피코그램의 납품사인 롯데기공 및 현대 홈쇼핑 등에도 바디프랜드가 동일한 주장의 증명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피코그램에서 납품하는 정수기는 바디프랜드와는 무관한 제품으로 피코그램이 직접 제조한 정수기이며 명칭은 ’퓨리얼‘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코그램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피코그램은 “바디프랜드와의 정수기 계약과 관련한 독점 판매권은 2016년 5월 31일자로 소멸됐다"며 "해당 정수기(명칭 W정수기)에 사용된 특허는 양사가 공동으로 출원했으며 등록 디자인은 피코그램에게 통상 실시권을 설정했으므로 2016년 6월 1일부터 피코그램이 W정수기에 사용된 특허와 디자인을 자유로이 사용해 정수기 제품을 제조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코그램은 바디프랜드가 피코그램의 거래처를 상대로 허위 주장(디자인 침해 등)을 펼치며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2016년 9월 23일에 했다.

또한 피코그램은 “2016년 11월 11일 법원은 바디프랜드의 영업방해 행위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며 “피코그램이 거래처에 정수기를 공급하는 것이 바디프랜드의 특허권 및 디자인권 침해가 아니므로 바디프랜드가 주장하는 특허권, 디자인권 침해 주장 행위는 피코그램 영업 방해 행위임을 명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디프랜드가 제 3자에게 우편이나 팩스를 발송하거나 신문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음해성 정보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고 말했다.

이후 피코그램은 자시 개발 정수기 ‘퓨리얼’의 판매 및 기업활동을 위해 OEM 방식으로 교원 그룹에 정수기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피코그램 ‘퓨리얼’과 유가한 제품으로 필터 사양만 교원 웰스의 ‘웰스 필터’ 사양으로 교체된 모델이며 해당 납품 정수기는 교원 그룹의 환경가전 브랜드 ‘교원 웰스’에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교원그룹은 지난 1월 3일 ‘웰스 미니정수기’로 이 제품을 출시해 판매를 시작했다.

피코그램은 “교원그룹의 ‘웰스 미니정수기’ 출시 보도 및 영업활동을 접한 후 바디프랜드는 ‘웰스 미니S 정수기’의 특허권과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또다시 주장하며 2차 영업방해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디프랜드가 교원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면서 교원그룹 임직원은 물론 내외빌딩 입주사를 대상으로 영업방해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코그램은 “자사가 제작하는 정수기는 바디프랜드의 ‘W정수기’ 특허권, 디자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이미 법원의 거처분 결정이 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바디프랜드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어기고 피코그램의 거래처를 대상으로 음해성 정보 유포 및 영업방해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교원그룹의 W정수기는 자사의 모방상품이라고 일축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5월말 바디프랜드와 피코그램 간에 만료된 독점 판매계약은 자사의 ‘W정수기’ 제품의 공급에 관한 계약이며 다른 어떤 정수기 계약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독점적 판매 권한 계약 기간이 만료됐기에 교원 그룹의 ‘웰스 미니S 정수기'를 납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교원그룹의 주장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피코그램은 이 계약과 관계없이 타사 정수기에 얼마든지 정수기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 단 자사가 문제 삼는 것은 교원의 ‘웰스 미니S’ 정수기가 자사가 330억원의 기술개발비, 마케팅 비용을 들인 ‘W정수기’를 모방했다는 사실,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무임승차를 시도한다는 것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건도  법원 결정(피코그램이 신청한 3건 중 2건은 기각, 1건은 부분적으로만 인용)은 자사의 W정수기와 피코그램의 ‘퓨리얼 정수기’ 간의 문제에 한해 결정한 것이다. 이 또한 교원그룹의 ‘웰스 미니S'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웰스 미니S 정수기‘의 모방 형태를 문제 삼는 것은 교원 그룹의 주장처럼 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행위가 아니며 원래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점 판매 계약이 만료됐으니 법적 문제 소지가 없다’, ‘법원 결정에 따라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은 교원그룹의 모방 상품 출시 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교원그룹이 출시한 정수기가 당사 W정수기를 베껴 만든 정수기라는 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교원은 당사와 피코그램 간의 독점 판매계약(정확히 ‘물품공급 계약서’)이 만료됐고 ‘통상실시권’은 보유하고 있으므로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원과 피코그램이 운운하는 계약은 당사 W정수기에 한한 납품 계약서로 이는 교원의 ‘웰스 미니S’ 정수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마저도 교원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피코그램은 ‘통상실시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따라서 ‘독점 판매계약은 만료됐으나 통상 실시권은 보유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사실도 아니고 이 사안과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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