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로 소환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조사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2008년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조사 받은 후 9년 만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12일 오전 9시 30분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공여 혐의다. 특검은 이 부회장 조사 후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8께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시했느냐' '본인의 범죄냐 삼성 임직원들의 범죄냐' 등 이어진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씨 일가에 제공한 자금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대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8월 승마 유망주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 가량을 송금했다는 의혹과 함께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800만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은 최씨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