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에 나선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2014년 1월 취임해 오는 3월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에 도전키로 했다. 황 회장은 이 같은 의사를 CEO추천위원회에 전달했으며,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도 알렸다.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임기 중 업적에 비해 실정 지적이 적지 않았고, 최근 불거진 국정농단 세력 특혜 의혹까지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황창규 회장이 KT 회장 연임 의사를 6일 CEO추천위원회에 밝혔다. 사회이사 7인과 사내이사 1인 등 총 8인으로 구성돼 있는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를 시작해 1월 중 그 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현재 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사외이사인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가 맡고 있으며, 사내이사로는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추천위원회는 황 회장 후보 추천 여부를 그간의 경영성과와 향후 비전 등에 주목해 검토할 예정이다. 만일 황 회장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다른 후보자를 물색하게 되며 그렇게 정해진 최종 후보자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황 회장의 연임 도전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과 부정의견 두가지가 모두 나오고 있다.

일단 황 회장 취임 첫해인 2014년 -4066억원까지 치솟은 영업이익 적자는 지난해 1조 47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 또한 2014년 9600억원 적자에서 2015년 6300억원 2016년 820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과 단기순이익만을 놓고 볼 때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KT 새노조 등 일각에서는 이와 다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2013년 23조원대였던 회사 전체 매출은 황 회장 취임 후 늘지 않고 오히려 22조원대로 내려 앉았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모두 대규모 인력감축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지적이다.

또한 새노조 측은 황 회장 취임 후 이어진 일부 직원들의 자살건과 업무추진단 운영 등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KT가 정권의 눈치만 보고 이들 비선실세 세력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었다.

혁신은 인원감축 뿐?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재임 시절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유명세를 탄 황창규 회장이 KT 회장으로 부임하자 당시 업계에서는 과연 그가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KT에서도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전임이던 이석채 회장 시절 실패한 ‘방만기업 꼬리표 떼기’와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건실 민간기업으로 도약’ 그리고 꾸준히 강조해 온 ‘세계 1류기업을 향한 발판 마련’ 등이 황 회장에게 내려진 지상과제였다.

황 회장 역시 본인이 해결해야 할 숙제들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는 모습이었고, 취임 후 그는 인력감축에 가장 먼저 손을 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지원부서 임원급 인사를 50% 가량 정리해고 하고 2014년 4월 전국 KT 직원 중 830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새노조 등에선 “회사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노사관계는 완전히 파탄시키고 직원을 자살로까지 내몬 실패한 정책”이라며 이를 비난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KT 업무지원단 소속 직원들이 황 회장 앞으로 ‘산재 환자가 속출하는 업무지원단의 해체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서를 보내기도 했다.

KT 업무지원단은 황 회장 부임 초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 당시 명예퇴직을 종용 받고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던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들은 명예퇴진 거부 후 상당히 낯선 업무에 배치됐다가 개인정보 논란이 일자 오지 등에서 임대 단말기를 회수해 오는 등 단순 업무만을 맡게 됐고, 장거리 이동 등이 많다보니 산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항의였다.

새노조 측은 사측이 공익제보자에 대해 ‘감봉’ 등의 보복성 징계를 강행한 것은 물론, 과도한 구조조정에 따른 업무과중으로 일부 직원이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 회장 관련 “취임 직후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임직원을 대거 해고하고 주주배당금까지 크게 줄인 황 회장이 정작 본인에 대해선 막대한 성과급을 셀프 지급했다”고도 밝혔다.

실제 황 회장은 2015년 한해 동안 회사에서 연봉 5억 7300만원(매월 급여 4800만원), 성과급 6억 5100만원, 복리후생비 500만원 등 총 12억 2900만원을 수령해 갔다. 이는 2014년 대비 140%가량 급증한 수치다.

다만 이에 대해 사측 입장은 전혀 다르다.

업무지원단 자체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은 없었으며, 최대한 업무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산재 발생이 많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운전 중 발생한 가벼운 접촉사고 등으로 기술지원팀의 산재 건수가 오히려 더 많다”고 역설했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건 역시 수사기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사실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업무과중에 따른 자살자 발생 의혹에 대해서도 “KT의 조직원 수가 동종업계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밝히면서도 “업무 과중이 원인이 아닌 산후 우울증 등 다른 개인적 이유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황 회장의 고액 연봉 책정건 역시 사측은 “기존의 매출 목표 달성 및 업계 경쟁력 강화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 등을 고려할 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사측은 새노조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해 “편파적인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들 논란이 황 회장 임기 끝자락인 지난해 줄줄이 발생했다는 점 등에 근거 추천위원회에서도 사측과 같은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은 끝?

연임을 검토해 온 황창규 회장에게 있어 새노조와의 갈등보다 그를 더욱 긴장시키게 만든 것은 지난해 말 불거진 최순실 등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과 이 사건에 KT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다.

앞서 황 회장은 본인 임기 중 정치권의 경영간섭과 개입 등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취임 1년도 지나지 않아 공허한 다짐이 되고 말았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 등이 차은택씨 지인인 이동수씨 영입을 KT에 요청하자 이를 이내 받아들인 것. 2015년 2월 이씨는 KT의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영입됐고 9개월 뒤 회사 전체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조사에서는 안 전 수석이 황 회장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이씨의 전무 취임에 대해 “VIP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광고업은 최씨와 차씨 등이 권력을 등에 업고 특혜를 일삼은 핵심 사업으로, 실제 이씨 부임 후 KT의 광고물량은 차씨 실소유 광고회사가 도맡아 처리했다.

이에 대해서도 KT측은 해당건이 황 회장 연임에는 별다른 문제가 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종료된 검찰 조사서 KT가 대가성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닌 피해기업 등으로 거론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업계에서는 KT의 비선실세 지인 특혜 채용 의혹 등과 관련 “대가성이 아예 없다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씨 채용 등이 있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KT 경쟁사인 SKT의 CJ헬로비전 인수결정이 나왔고,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건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는 것. 그 직후 정부는 유료방송 시장 M&A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 등 이해 못할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KT의 적극적인 평창올림픽 인프라 투자와 홍보 및 한국마사회와 사업연계 등에 대해서도 평창올림픽과 승마 등에 관심이 많던 최씨 일가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겠냐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

한편 특검은 6일 검찰 조사결과와 달리 삼성 외 기업에 대해서도 최씨 일가 특혜지원 의혹 관련 대가성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 밝혔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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