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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현대상선이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중견 선사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역내 해운동맹을 맺었다. 장거리 노선이 중심인 원양선사(현대상선)과 중간거리가 주축인 근해선사와 전략적 협력체가 구성된 것은 국내 해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대형 외국 선사 동맹에 맞서 국적선사의 아시아 전역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은 서울 여의도 한국선주협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적 협력체인 ‘HMM+K2 컨소시엄’ 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다음 달 중으로 본계약을 마무리 짓고, 오는 3월에 컨소시엄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 형태는 공동운항뿐만 아니라 항만 물류 인프라에 대한 공동 투자까지 진행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자동 갱신되는 방식으로 중도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종신 계약과 다름없다.

협력 구간은 일본, 중국, 동·서남아시아 전체 지역으로 아시아 역내 노선이 부족했던 현대상선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한중노선 10개, 한일노선 40개를 운항 중인데, 이번 컨소시엄으로 현대상선은 이를 추가 비용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대상선 기존의 동남아 항로 9항차에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42개 항차를 추가하면 기존 한진해운의 부산항 허브 환적 항로에 버금가는 지선망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현대상선이 아시아 역내로 실어나르는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해 155만TEU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93만TEU보다 67% 많은 수준이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역시 이번 컨소시엄으로 비용절감과 함께 화주 서비스를 강화하고, 그동안 취약했던 한·중·일 3국 간 신규 항로를 개척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와 관련 이환구 흥아해운 부사장은 “작년 기준 아시아 역내 물동량이 1천800만TEU이고 이 중 국내 중견선사가 활동하는 비중은 900만TEU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3사 협력을 통해 나머지 물동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 11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머스크·MSC)에 조건부로 가입했다. 애초 기대했던 공동운항(선복공유) 수준보다는 한 단계 낮은 선복(화물 적재공간) 매입·교환을 통한 협력운항에 합의하며 ‘반쪽’ 가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현대상선이 위기극복을 위해 앞으로 아시아 노선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컨소시엄에는 현대상선이 2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미주나 유럽 구간은 협력 범위에서 제외됐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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