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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그에 따른 닭-오리 살처분의 영향으로 계란가격이 천정부지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설 대목에는 명절음식 장만 등 계란 수요가 평소 대비 50~60% 이상 증가해 계란 수급 어려움에 따른 파장이 더욱 클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일 기준 계란 한 판(특란 중품, 30개) 가격은 8389원으로 1개월 전(5604원)에 비해 약 50%나 올랐다.

서울의 일부 매장은 1만 원 대를 호가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계란 수급 불안정으로 아예 상품진열을 하지 못하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계란대란을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는 소비자 김모씨는 “보통 설을 앞두고 계란을 2판 가량 구매한다”며 “마트를 가도 1인 1판으로 구매가 제한되는 등 비싼 것은 둘째고 구매도 어려워져 명절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계란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하고 홈플러스는 지난달 들어 계란 값을 4차례나 올렸지만 품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계란 값이 급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AI로 인해 산란계 140여만 마리 등 가금류의 살처분이 이뤄지면서 산란계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7500여만 마리를 유지하던 산란계는 지난해 8~9월 폭염과 AI 감염 등으로 현재 6700~6800여만 마리로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수입산 계란의 무관세 수입을 통해 수급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는 한 알에 280원까지 치솟은 계란 값이 300원대를 넘으면, 수입계란도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수입을 검토 중이다.

8~30%의 관세가 붙는 신선란, 계란액, 계란가루 등 8개 품목을 4일부터 무관세로 수입해 오는 6월 말까지 시중에 유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시장 수급 동향에 따라 그 기간도 연장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수입계란은 소매 업체를 비롯해 주요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중간 수입상과 같은 상당수 유통업자가 해외 현지 계란 업체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란농가에서는 수입산 계란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초래 될수도 있다고 우려 중이다. 비용 문제가 막대하고, 수입시기도 명확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다.

사단법인 대한양계협회 측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극히 제한된 국가에서 비행기로 계란을 들여올 경우 운송료 부담이 상당하다”며 “수입에 필요한 각 행정절차를 거칠 경우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수입 시기를 잘못 정할 경우 오히려 계란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들 반응 역시 내키지 않는 분위기다. 계란은 신선도가 생명인만큼 굳이 외국산에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소비자 오모씨는 “국산은 당일로 나오는 거라 신선하지만 외국산의 경우 비행기를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신선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김모씨 역시 “가짜 계란이다 뭐다 판치는 세상인데, 품질 저하된 계란이 수입될지 어떻게 아느냐”며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 달걀을 구매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일과 6일 계란 수입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수입 규모와 지원 계획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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