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사관 앞에서 설치돼 있는 소녀상.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부산 동구청이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허용키로 했다. 지역 시민단체가 설치한 소녀상을 강제 철거한 뒤 압수해 돌려주지도 않은 것 관련 그에 따른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 강제 철거 및 압수에 따른 비난 여론에 시달려 온 부산 동구청이 이를 돌려주고 영사관 앞 도로 소녀상 설치 역시 막지 않기로 했다.

30일 오전 10시 박삼석 동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다면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어 “많은 시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 문제는 자치단체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부산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2015년 12월 29일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1주기에 맞춰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일본영사관에서 개최하고 부산 동구청에서 반대해 온 소녀상 설치 역시 전격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시민단체의 소녀상 설치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 동구청에서 직원 30여명이 나와 이를 강제 회수에 갔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력까지 동원했다.

직후 부산 동구청을 향한 비난 여론은 전국을 뒤흔들었다. 서울시 포함 여타 지자체에서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선 별다른 잡음이 없었음에도 유독 부산 동구청만 이를 반대하는 이유를 알수 없다는 비난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산 동구청 공무원은 한국인이 아니냐? 일본을 위한 공무원 조직이냐?” 등의 질타도 쏟아냈다.

부산 동구청에 대한 항의는 29일까지 이어져 해당 구청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부산 동구청이 소녀상 설치를 막아선 이유에 대해선 ‘관내 일본 영사관과 사전 교감설’ ‘외교적 마찰을 꺼려했기 때문’ 등 여러 분석들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도 신빙성 있게 받아드려진 주장은 해당 지역의 보수색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위안부 소녀상 설치안의 경우 진보와 보수가 모두 찬성해 왔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현 정권 지지층 사이에서 이를 정권에 대한 반대로 해석해 왔고, 부산지역에서도 특히 보수 색이 강한 이 지역에서 소녀상 설치를 반대했다는 의견이다.

한편 외교가 일각에선 소녀상 설치에 대한 일본 측의 반대 입장이 분명해 향후 외교적 마찰이 커질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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