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내 일부 기업들의 차별적인 이력서 기재방식에 대한 비난이 이어져 온 가운데, 서희건설에서도 온라인 입사지원 이력서에 정·재계 ‘인맥’을 기록하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보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최근까지 온라인 입사지원서 기재란에 기본적인 인적사항·경력기술서·자격증 기술난 외에 지원자의 ‘인맥’을 기입(각계지인기록서)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계지인기록서 항목에는 재계, 학계, 언론계, 정치계, 종교계 등 분야별로 지인의 성명, 근무처, 직무, 직위(급), 관계, 특이사항 등을 세부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단에는 ‘상기 지인이 매출 기여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추천인에게 주어짐’이라는 별도의 공지까지 달렸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서희건설이 직원들의 정·재계 인맥을 이용해 지자체의 인허가에 도움을 받으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서희건설 측은 “각계의 지인을 기록하라고 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오래전부터 방치된 것으로 최근 일부 매체의 지적으로 현재는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입사자들의 인맥을 동원해 특혜를 받으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 무근이다”며 “해당 항목이 존재했지만 기재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또한 서희건설은 이력서상에 ‘가족사항’ 등 개인의 역량과는 무관해 보이는 부분까지 기재하도록 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가족사항 등을 기재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14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 채용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78.8%가 입사지원서에 '가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기업에선 채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 직업까지 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달리,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요구하면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하며 국내의 채용 문화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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