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AI여파로 전국적으로 ‘계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매출1위 제빵업계 SPC가 직원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YTN은 21일 SPC그룹이 직원들이 사들인 500판에 달하는 계란을 서울 양재동 사옥 지하 주차장에 모아둔 후 성남 제빵 공장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SPC 측은 일부 직원들의 애사심에서 비롯된 해프닝일 뿐이라며 해명했으나, SPC가 직원들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공개된 문건에는 ‘포장된 30구들이 달걀 한 판을 우선 사되, 없을 때는 15구들이를 살 것’과 같은 내용을 포함해 포장 규격, 품질 규격, 구입처, 결제 방법, 수집 장소, 수집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SPC는 직원이 달걀을 구매해 수집 장소에 가져오면 구매담당자가 영수증을 받은 뒤 추후 총무팀이 계란 구매 대금을 정산해주는 형식으로 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SPC 관계자는 “전사를 통해 지시된 사항은 아니다. 구매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재기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반나절만인 19일 오전 이미 중단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는 앞서 “직원의 단순 애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던 해명과 달라진 부분으로, SPC 측은 거짓 해명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22일 입장자료를 통해 “영세 계란 유통 소상공인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계란산업 교란의 대명사 SPC가 계란품귀 사태를 타고 직원들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지난 21일 뉴스를 통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계란 사재기에 나선 SPC그룹의 충격적 행태는 ‘대기업들의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품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연합회 측은 “SPC그룹의 ‘계란 사재기’ 보도는 일회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평소 대기업들의 행태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화려하게 포장된 유통 대기업의 ‘치졸함의 극’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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