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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성추행 파문] 충격에 빠진 교민사회... “원래부터 그런 사람”한국행 원하는 어린 여학생 대상으로 상습 성추행 의혹
김영 기자 | 승인 2016.12.22 12:12
칠레 방송 화면.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칠레 주재 공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에 휩싸였다. 칠레 유명 고발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외교관의 성추행 장면이 공개된 것. 방송 후 칠레 교민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칠레 내 반한 감정까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해당 외교관에 대해 무관용 처벌 의사를 밝혔고 여성계에서는 문제 외교관과 우리 외교부에 대한 규탄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칠레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월 18일, 칠레 주재 공관에서 한류 관련 등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박모 외교관(참사관)이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칠레의 유명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자신의 덫에 빠지다)에 박 외교관의 성추행 장면이 찍힌 것.

해당 방송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은 박 외교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받았다는 여학생의 제보 접수 후 다른 여성을 그에게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 12월 14일경으로 영상에서 박 외교관은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원치 않던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영상 말미 방송 관계자는 ‘함정 취재’(몰래 카메라)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그에게 사실을 알렸고, 이에 박 외교관은 무릎까지 꿇은 채 연신 ‘포르 파보르’(Por favor·제발 부탁한다)를 내뱉기도 했다.

강력 조치한다는 외교부, 발뺌 들어간 외교관

외교부는 외교관 성추행 파문 후 즉각 대처에 나섰다. 외교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공관원의 불미스러운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외공무원 복무기강,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추행과 같은 중대 비위에 관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입장하에 철저한 조사 및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은 주칠레 대사 또한 현지시간으로 20일 피해학생과 가족에 대한 사과는 물론 한국에서의 철저한 조사 및 엄정 조치를 약속하는 사과문과 현지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별도의 사과문을 각각 발표했다.

또한 외교부는 칠레 측과 후속조치 등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칠레 검찰 수사에도 성실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혓다.

다만 우리 정부는 사건 발생 후 박 외교관을 즉각 국내로 소환,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면책특권 포기는 하지 않았다.

박 외교관이 국내로 소환된 직후인 22일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국정 현안 관계장관 회의에 참석한 그는 “해외근무 공직자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국민들께 큰 실망감을 드린 심각한 사안”이라며 “각 부처 장·차관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직기강을 더욱 엄정하고 철저하게 확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외교부에서는 박 외교관을 직위해제 했으며, 범죄혐의가 드러난 만큼 형소고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 외교관은 상습 성폭행 의혹과 금품 갈취 혐의 등에 대해선 강력 부인하고 있는 중이다.

칠레 방송 화면.

상습 성추행 의혹 제기돼

박 외교관이 십대 어린 여학생들을 성추행 하게 된 배경에는 그가 칠레에서 한국정부 초청 장학생 선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류 열풍에 기대, 한국행을 원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접근해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한국행을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이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박 외교관이 이미 국내 유학을 온 칠레 여학생들에게도 성추행 행위를 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한국 유학 중인 칠레 유학생 A씨는 “저희(한국 초청 유학생)에게 한 명씩 문자가 왔다. 여학생들에게 오빠가 안 보고 싶으냐 물어봤다”고 밝혔다.

칠레 교민 사회에서는 박 외교관의 성추행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지 한 교민이라고 밝힌 한 인물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칠레에서 사고친 외교관의 평소 행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해 폭로한 것.

글쓴이는 “저 외교관 예전부터 성추문 이야기도 많았고, 제 부인한테도 추파 던진 쓰레기”라고 밝히며 “칠레 한류관련 문화사업 담당이고 한국어 강좌 담당자라서 케이팝퍼들에게 영향력 강한 사람이고 한국을 동경하는 현지 여성들에게 한국국비장학생 추천해준다며 치근덕거린게 한두번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지 여론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성문화가 개방된 남미사회에서도 가벼운 범죄가 아닌데다가 심지어 한국 외교관이 저지른 사안이다. 제 칠레인 부인이랑 부인 친구들 모두 저 외교관 추근덕 거리는거 경험해서 한국대사관 쪽에 대한 불신도 강하고 3년간 다닌 한국어수업도 그만뒀다"며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처가 식구를 볼 낯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에서는 박 외교관의 성추행 파문이 불거진 직후 ‘칠레 주재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협에서는 “한글을 배우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지른 것은 피해 여학생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한 중대한 범죄행위임은 물론이고, 외교관계에서의 신뢰 추락과 머나먼 이국땅에서 조국을 향한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칠레교민들에게 말로 할 수 없는 수치감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구보다도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인면수심의 심각한 여성인권 침해 범죄를 벌인 것은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해치고 우리나라의 국격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이기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협은 이어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일이 국외에서까지 재발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강력한 처벌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공직사회 전체의 올바른 성 윤리관 확립과 여성인권에 대한 의식의 재정립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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