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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훈련 없이 좋은 남편 될 수 없다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소장 | 승인 2016.12.20 10:19

[여성소비자신문]"우리 부부는 소통이 되지 않아요. 처음부터 그랬어요. 사소한 얘기는 잘 하는데 남편이 진짜 속 얘기는 안해요. 한 번도 자기 속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그러려면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어요."부부상담으로 상담실을 찾은 아내 A씨가 말한다.

아내가 원하는 속 얘기란 무엇을 말하느냐고 물으니 자기 감정에 관한 이야기, 아내의 감정을 알아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야 남편이 이해되고 서로 교감이 이루어질텐데 아내는 남편이 속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거리감이 생기고 서운함, 외로움, 분노로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한편 남편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도데체 뭘 이야기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아내가 자기에게 뭘 원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 이러니 부부가 사랑받고 배려받는 관계로 발전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내는 자신의 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남편은 원망하는 아내의 불평이 비난과 공격으로 느껴지니 마음이 점점 멀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내가 원하는 마음 속 이야기 그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어주는 말을 주고받을 때 느껴지는 것이다.

힘든 감정, 좋은 감정, 안타까운 감정, 속상한 감정, 사랑하는 감정 등의 감정언어들을 사용할 때 상대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사이로 발전하며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A씨의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감정단어를 사용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처음에 사랑해서 결혼을 했을 것이다.

남편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아내는 마음 한구석 뭔가 늘 허전함을 느꼈다.

남편 직장을 따라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에 돌아오는 남편만 바라보며 하루 종일 낯선 도시에서 하루를 지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은 그 마음을 알아주기는 커녕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말해버린다.

남편은 번번이 서운하다, 맘을 못 알아준다고 말하는 아내가 자신을 탓하고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아내에게 할 말을 잃어간다. 마음도 멀어진다.

시간이 갈수록 부부갈등의 골은 깊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은 왜 감정단어를 모를까? 통계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공감의 언어보다는 목표와 성취, 문제해결적인 언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특별히 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남성은 성장과정에서 그렇게 학습되어졌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내자식이 그렇게 쉽게 울면 못써" "남자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남자가 힘들어도 참아야지" 이런 메시지를 받고 자란 남자 아이는 감정을 쉽게 내보이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또한 감정을 표현했을 때 부모로부터 비난을 듣거나 혼이 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했다면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는 건 나쁜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회피한다. 아이는 점점 감정을 다루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고 결국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관계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개인의 삶에서도 성공하지 못한다. 머리가 비상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해도 행복을 가져가기는 어렵다.

좋은 관계는 공감과 배려가 느껴질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의 정서와 감정의 발달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좋은 학원을 찾아 공부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1년 후 자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오늘 열심히 공부를 시켜야 하지만, 10년 후 자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오늘 아이의 정서발달에 힘쓰는 것이 지혜로운 부모이다.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소장  bphigh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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