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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에 놓은 ‘한국’ 브랜드...경제위기 탈출구 마련해야
김희정 편집국장 | 승인 2016.12.02 18:20

최순실 사태 이후 한국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직면했다.
 
국정 공백이 생기면서 정부가 함께 뛰어야 하는 해외입찰 경쟁에서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우리 기업들은 홀홀단신 해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몇 몇 외신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한국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란 북핵 등의 요인으로 인해 한국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처럼 국가 차원의 문제로 기업 평가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기업총수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국기업이 해외무대에서 과도한 불이익을 발들 것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11월 들어 지난 29일까지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1조756억원이 빠져 나갔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동담당 한 임원은 몇일 전 현지 딜러로부터 “당신 회사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데 최근 출시된 신차가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느냐”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임원은 “다른 지역 딜러들도 이번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해 판매가 줄어들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앞으로 한국기업이 공개하는 매출이나 순이익 같은 기업 정보를 100% 믿을 수 있겠느냐는 보도가 미국 현지 언론에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은 배당이나 투자는 하지 않고 (권력층에게) 뒷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지경이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이러한 이미지 타격이 수출 감소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말했다.

미국은 ‘해외부패방지법’을 통해 기업들이 뇌물죄로 기소될 경우 미국 등에서 공공 입찰 참여 자체를 배제한다. 당초 미국 기업만 대상으로 했던 이 법이 최근 미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높은 수위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입장에 놓였다.

한국은 지난 11월 18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국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연일 상승세다.

이는 최순실 게이트로 대내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당선까지 이어지자 한국을 항한 시선이 불안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는 지난 17일 기준 52bp로 나타나 트럼프 당선 직전인 8일의 44bp보다 18.1% 올랐다. 이 지수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10월말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대외 경기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타격, 시장 금리 급등 가능성 등의 악재가 트럼프 리스크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2차 국제통상위원회에서 박태호 서울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은 극단적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공약을 내세워 온 만큼 향후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멕시코 등 대미 무역흑자 국가에 대한 압력은 강화하고 미국내 생산제품과 기업에 대한 지원은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미국의 반덤핑 규제나 상계관세와 같은 차별적인 조치에 대비해야 한다”며 “나아가 트럼프 정부가 내세울 외국인 투자 유인정책, 메이드 인 USA 인센티브 제도 등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탈퇴선언을 계기로 잠시 중단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대신해 우리나라는 이미 체결된 15개 FTA를 활용한 수출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은 “많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 심화된다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한국은 지금 사드 배치 선언 이후 중국과도 껄꺼러운 단계를 지나 실제 교역에 악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을 본격화하는 바람에 중국과 밀접한 업종의 대표기업의 주식 시가총액은 10월부터 13조원이나 증발했다.
   
11월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면세점, 카지노, 전기차배터리, 폴리실리콘 제조 등 중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업종 20개 대표 종목의 시가 총액이 9월 30일 96조7933억원에서 지난 11월 25일 84조561억원으로 12조7371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중국은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 7월부터 한국 연예인 행사 출연을 취소시키고 드라마 허가를 지연시키는 등 ‘경고성’ 조치를 취해 오다가 사드 부지가 성주골프장으로 확정된 지난 10월부터는 아예 금한령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중국문화부에 따르면 한국 가수가 지난 10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공연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전무하다. 이에 따라 SM의 주가는 지난 11월 25일 현재 2만4150원으로 9월 30일에 비해 13.13%나 하락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는 -18.97%, 초록뱀 -31.7%, CJ E&M -23.29%, CJ CGV -28.32%, 키이스트 -14.86%, JYP 엔터테인먼트 -1.19% 등 주가가 하락했다.

중국국가여유국은 지난 10월 13일 불합리하게 낮은 가격의 관광상품 판매와 상품 구매 강요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불합리한 저가여행 정돈’ 지침을 발표하는가 하면 자국 여행사에 방한 단체 여행상품 판매를 20% 감축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최근 두 달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6.58% 하락하고 LG생활건강은 -19.37%,  호텔신라 -17.52%, 파라다이스 -17.6%,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17.18%, GSL이 각각 -13.18% 주가가 떨어지는 등 국내 화장품, 면세점, 호텔, 카지노 관련 업종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중국의 경제 압박 조치가 바로 우리나라 관련 업종에 큰 피해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해 온 중국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더니 실제로 정치, 외교적 대응과 함께 경제적 수단까지 동원했다.

덕분에 한참 잘 나가던 한류 관련 엔터테인먼트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온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울상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의 경제적, 안보적 이익을 모두 챙기는데 실패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장기화되면서 국내 그 여파가 국내 소비경제에 까지 미치고 있다.

국내경제는 김영란법 시행, 주택값 폭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전국적인 소비절벽 상황이 도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피해 규모에 대해 음식업(8조5000억원), 소비재 및 유통업(1조9700억원), 골프장(1조1000억원) 등 연간 11조6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경제위기기 심화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서민들이다. 결국 서민들의 지갑이 전보다 꽁꽁 닫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통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일 언론을 통해 최순실 사태가 집중 보도되면서 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비해 홈쇼핑 등 쇼핑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있어 홈쇼핑 매출 하락세까지 보이고 있다. 홈쇼핑 방송 시간대인 8~10시에 뉴스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만큼 홈쇼핑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소비가 둔화되면 내수경기를 이끌어가야 할 개인사업자들의 호주머니가 텅텅 비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서민 경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투자은행인 바플레이는 우리나라가 경제에 대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4분기 성장률 둔화와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경제 상황도 사실상 불확실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절벽이 가시화되고 있어 큰 문제”라며 “산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인해 내년 경기 회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대내외적인 악재를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다만 그래도 기대를 거는 것은 한국 국민들의 국민성이다.

우리들은 IMF의 국가 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꿋꿋이 역경을 이겨내 온 국민이지 않은가. 소수가 흐려 놓은 흙탕물에 우리 국민 모두가 빠질 필요는 없다. 그게 지도자여서 더 엉망이 돼 버렸지만 말이다. 이 흙탕물에서 우리들을 건져줄 새로운 지도자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김희정 편집국장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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