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 현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 수장에 오른 낙하산 인사들의 앞날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친박계로 공인된 일부 정치인 출신 공기업 CEO들의 경우 비선실세로 거론된 최순실씨 일당과의 연관성 내지 인사개입 의혹에도 휩싸이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러차례에 걸쳐 공공기관 혁신을 외쳐온 박근혜 대통령이었으나, 현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의 인사 부조리에 대한 지적은 역대 정권들과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공공기관과 공기업 인사에 있어 CEO는 물론 핵심 임원진에도 낙하산 인사 파견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2016년 11월 기준 345개 공공기관 및 공기업 기관장과 CEO를 살펴보면 국회의원 출신 인사 10명 중 9명이 친박계 이기도 하다.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16·17·18대),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16·17대),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16대),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18대),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18대),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18대),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18대),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17대),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 원장(17대) 등, 18대 출신 권영진 한국상하수도협회 회장을 제외한 모든 의원 출신 CEO가 친박 출신이다.

친박계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임기 초부터 최근까지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은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가장 컸으며, 취임 후로는 공기업 CEO답지 않은 행태가 추가 논란을 불러왔다.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의 경우 올해 회사명으로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에 8000만원을 기부했는데, 해당 금액은 도로동사가 올해 낸 기부금 총액의 35%에 달한다. 친 정부적 사업에 회사 연간 기부금의 1/3를 낸 것이다.

친박연대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내는 등 강원도 지역의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혀 온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은 회사 주요 보직에 자신의 측근을 대거 배치하고 고액 연봉 및 성과급 등을 지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함 사장은 ‘친환경 리조트’ 콘텐츠 개발 사업이라며 산악승마를 얼마전 까지 추진해 오다 최순실 모녀 파문이 불거진 뒤 이를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최근 검찰에서는 최순실씨 등 비선들이 이들 공기업 인사에도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뜬소문으로만 나돌던 비선실세의 공기업 장악 여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들 친박 출신 공기업 CEO들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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